©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무료 체험이나 단기 할인 혜택만 누리고 곧바로 해지하는 이른바 '구독 메뚜기족'이 늘어나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클릭 몇 번으로 해지가 가능해진 환경 속에서 이용자를 오랫동안 묶어둘 '록인'(Lock-in) 장치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OTT 플랫폼들은 단순 구독 모델을 넘어 단건 결제와 번들 요금제, 다양한 결제 방식을 잇달아 도입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장기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규 가입 둔화…'구독 메뚜기' 잡기 경쟁
28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5대 OTT(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플러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합계는 4282만8648명으로 전월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플랫폼 간 순위 다툼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두 넷플릭스가 전월 대비 5.5%(84만2627명) 늘어난 1617만2272명을 기록하며 1위를 지킨 가운데, 2·3위권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티빙이 전월 대비 10%(87만8794명) 증가한 969만7108명을 기록하며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2위를 탈환한 것이다.
이처럼 한정된 시장 안에서 콘텐츠 흥행이나 프로모션 여부에 따라 이용자가 이동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OTT 업계는 이용자의 이탈을 막고 신규 유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장 성숙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 경쟁이 한계에 이르면서, 새 고객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이용자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단순 정기 구독 형태에서 벗어나 결제 수단을 다각화하고 결합 상품을 확대하는 등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건 결제·번들 확대…락인 전략 진화
티빙은 오는 8월 3일부터 개별 콘텐츠 구매 전용 결제 수단인 '포인트' 제도를 정식 출시한다. 1포인트당 100원의 가치로 책정됐으며 최소 2000원(20포인트)부터 최대 2만1000원(210포인트)까지 충전할 수 있다.포인트 제도 도입으로 이용자들은 매달 정기 구독권을 결제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개별 콘텐츠만 단건으로 구매해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정기 구독을 망설이는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플랫폼 내 소액 결제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번 충전한 포인트는 환불보다 재사용 가능성이 높다. 포인트 잔액이 남으면 재접속, 재사용률도 크게 높아진다. 결국 체류시간과 재결제를 높인다.
표면적으로는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개별구매'를 지원함으로써 신규 가입자를 늘리는 형태지만, 이면에는충전한 포인트와 잔여 포인트를 활용하도록 유도해 자연스럽게 재방문과 재결제를 늘리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여러 OTT를 동시에 구독하며 비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잡아두기 위한 '번들(결합) 요금제' 경쟁도 치열하다. 티빙과 디즈니플러스, 웨이브는 개별 구독보다 저렴한 결합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구독 해지율 낮추기에 나섰다.
3개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디즈니+·티빙·웨이브 번들(스탠다드)'은 월 2만1500원으로, 단품을 각각 구독할 때보다 약 37%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디즈니+와 티빙만 묶은 요금제 역시 월 1만8000원으로 개별 구독(각각 월 9900원, 1만3500원)보다 최대 23% 저렴하다.
이러한 번들링 전략은 소비자의 구독료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동시에, 해외 대작(디즈니·마블 등)과 국내 인기 예능·드라마(CJ ENM·지상파 등)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플랫폼 이탈을 막는 효과를 노린다.
여러 서비스를 하나로 묶으면 특정 서비스를 해지하려 해도 다른 콘텐츠 이용을 위해 구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져, 이용자의 해지 결정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번들 전략의 핵심이다.
OTT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를 계속 확보하는 것보다 기존 이용자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만큼, 번들 상품이 대표적인 락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특정 콘텐츠만 소비한 뒤 곧바로 구독을 해지하는 성향이 강해 기존 방식으로는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고객이 원하는 니즈에 맞게 요금 선택권을 세분화하고 결제 문턱을 낮춰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