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번 쥐어보고 찾았다…‘여권 비율’ 품은 갤럭시 폴드8[모닝폰]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28일, 오전 08:01

[런던(영국)=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의 크기와 비율을 찾기 위해 500개가 넘는 모형을 만들었다. 재킷 안주머니에 들어가고 한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기 쉬운 여권에서 영감을 얻어, 접으면 한 손에 잡히고 펼치면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형태를 완성했다.

이일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단순히 보이는 것만 디자인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순간을 디자인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이일환 부사장이 갤럭시 디자인의 핵심 가치와 8세대 갤럭시 폴더블 제품과 갤럭시 워치9의 디자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이일환 부사장이 갤럭시 디자인의 핵심 가치와 8세대 갤럭시 폴더블 제품과 갤럭시 워치9의 디자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사장이 제시한 갤럭시 디자인의 핵심 가치는 ‘편안함’이다. 제품의 두께와 무게 같은 수치에 더해 기기를 열고 닫는 순간,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 화면과 제품 외관을 바라보는 경험까지 디자인의 영역으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편안함은 기가바이트나 메가픽셀처럼 숫자로 측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손에 쥐었을 때 제품에서 무엇을 느끼느냐”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폴더블 제품군을 폴드8 울트라와 폴드8, 플립8 등 3종으로 구성한 것도 사용 방식이 세분화됐다는 판단에서다. 폴드8 울트라는 생산성과 멀티태스킹, 플립8은 휴대성과 자기표현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 추가한 폴드8은 영상 감상과 웹 브라우징 등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폼팩터로 설계했다.

폴드8 디자인의 출발점은 여권이었다. 삼성전자 디자인팀은 한 손 사용성과 펼쳤을 때의 화면 경험을 모두 만족시키는 크기를 찾기 위해 500개 이상의 목업을 제작했다. 크기와 두께, 화면 비율, 모서리 곡률, 측면 프레임의 단면을 달리한 모형을 직접 손에 쥐고 비교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사진=삼성전자)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사진=삼성전자)
작은 형태부터 넓은 형태까지 검토했지만 크기를 지나치게 줄이면 플립과 사용 영역이 겹쳤고, 폭을 키우면 한 손 사용성이 떨어졌다. 개발과 디자인 부문이 다양한 비율의 목업을 함께 검토하면서 휴대성과 대화면 사이의 균형점을 찾았다.

디자인팀은 여권이 주머니에 넣고 꺼내기 쉽고, 한 손으로 들고 페이지를 넘기기 편하며,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기 좋은 비율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토대로 폴드8은 접었을 때 16대10, 펼쳤을 때 4대3 화면 비율을 적용했다.

접은 상태에서는 한 손으로 조작하기 쉽고, 펼치면 영상과 독서, 웹 콘텐츠를 넓게 볼 수 있다. 여권처럼 좌우가 안정적으로 맞아 보이도록 힌지를 포함한 제품 전체의 대칭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폴드8의 목표는 가장 작은 크기에서 휴대성을 높이면서, 펼쳤을 때 가장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두 가지 요구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폴드8 울트라에는 실제 두께와 사용자가 느끼는 얇기를 함께 고려한 ‘이모티브 슬림’ 디자인을 적용했다. 펼쳤을 때 두께는 4.1㎜로 역대 삼성 폴더블 가운데 가장 얇다.

삼성전자는 얇은 제품이 손에서 미끄럽거나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측면 프레임 구조도 손봤다. 손가락이 닿는 면에는 완만한 경사를 적용하고, 제품 가장자리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미세한 틈을 마련했다. 외곽 곡률과 측면의 평행 구간도 조정해 손에 쥐었을 때 편하면서 시각적으로 더 얇아 보이도록 했다.

닫는 동작에는 힌지 장력을 활용했다. 사용자가 제품을 일정 각도까지 접으면 나머지 구간은 자연스럽게 닫히도록 설계했다. 이 부사장은 “쉽게 열리고 특정 각도에서는 저절로 닫히는 것은 의도된 디자인”이라며 “폴더블 사용성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면 카메라는 갤럭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두 개 또는 세 개의 렌즈를 세로로 배치하는 선형 구조는 유지하면서, 후면 글라스와 카메라 아일랜드의 소재 표현을 통일해 시각적 복잡성을 줄였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이일환 부사장이 갤럭시 디자인의 핵심 가치와 8세대 갤럭시 폴더블 제품과 갤럭시 워치9의 디자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이일환 부사장이 갤럭시 디자인의 핵심 가치와 8세대 갤럭시 폴더블 제품과 갤럭시 워치9의 디자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사장은 카메라 성능과 얇고 가벼운 제품을 동시에 구현하는 일이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형 카메라 배열은 제품을 보는 순간 갤럭시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하는 핵심 디자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색상에도 제품별 사용자의 생활방식을 반영했다. 폴드8 울트라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를 겨냥해 ‘바이올렛 쉐도우’를 대표 색상으로 정했다. 금속 입자를 넣어 빛과 주변 환경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도록 했다.

콘텐츠 소비 비중이 높은 젊은 사용자를 겨냥한 폴드8에는 채도를 낮춘 라벤더를 적용했다. 삼성전자 디자인팀은 토요일 오후처럼 차분하고 편안한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플립8에는 자기표현과 발랄함을 강조한 핑크를 대표 색상으로 택했다.

편안함이라는 원칙은 갤럭시 워치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워치 스트랩에 에어포켓 구조와 고성능 실리콘을 적용해 무게를 25% 줄이고 통기성을 높였다. 1억개 이상의 손목 데이터 포인트를 바탕으로 약 1만회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다양한 손목 형태에서의 착용감을 검증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디자인한 제품 하나하나에 각별한 애착을 드러내며, 특히 이번 폴드8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폴드8은 미적으로 뛰어나고 사용하기 쉬우며 내구성과 신뢰성, 디스플레이 품질을 갖춘 멀티플레이어이자 올라운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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