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택배 배송·인력 배치 스스로···'실행가능한계획' 만든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전 09:07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물류,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는 김민수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외부의 전문 최적화 프로그램 없이도 AI가 스스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도록 학습하는 강화학습 기술 ‘RL-SPH’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RL-SPH를 개발한 김민수 교수(왼쪽)와 이태훈 박사과정 학생(오른쪽).(사진=KAIST)
RL-SPH를 개발한 김민수 교수(왼쪽)와 이태훈 박사과정 학생(오른쪽).(사진=KAIST)
연구팀은 AI가 현실의 여러 제약조건을 스스로 만족하는 계획을 만들어내도록 기술을 구현했다.

물류 배송과 차량 경로 탐색, 공장 생산 일정, 병원 근무표 작성은 모두 여러 조건을 만족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계획을 찾아야 하는 대표적인 정수선형계획법이다.

가령 택배 배송은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차량 적재량과 기사 근로시간을 지키고 모든 배송지를 빠짐없이 방문해야 한다. 조건 하나만 어겨도 아무리 빠른 경로라도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

기존 AI는 비용이 적게 드는 계획을 제안하더라도 차량 적재량이나 근로시간 같은 현실의 조건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Gurobi나 SCIP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마지막으로 오류를 수정해야 했기 때문에 AI만으로는 완전한 해결이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RL-SPH는 처음부터 정답을 예측하는 대신 사람이 계획을 하나씩 고쳐 나가듯 현재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정한다. 변수(인원 수, 차량 수, 생산량처럼 조정 가능한 값)를 하나씩 바꾸며 제약조건(반드시 지켜야 하는 현실의 조건)을 해결하고, 그 결과를 학습해 점점 더 나은 계획을 만들어간다.

연구팀은 ‘가장 좋은 계획’ 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먼저 찾도록 AI를 설계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는 먼저 납기일과 설비 용량, 작업 인력 등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생산계획을 만든 뒤,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생산비와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모든 제약조건을 만족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찾고, 이후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2단계 탐색 전략을 적용했다.

또한 변수와 제약조건의 관계를 학습하는 새로운 AI 모델 ‘ILP-GT’와 문제 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변수부터 우선 수정하는 실행가능성 인식 탐색 전략을 적용해 계산 효율도 높였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5종의 벤치마크에서 기술을 평가한 결과, 모든 문제에서 100%의 실행가능해를 찾는 데 성공했다.

기존 기술과 비교하면 최적해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프라이멀 갭(Primal Gap)은 평균 28.6배, 탐색 과정 전체의 품질과 속도를 평가하는 프라이멀 인터그럴(Primal Integral)은 2.6배 개선됐다. 처음으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는 시간도 평균 2.5배 빨라졌다.

산업계와 학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국제 최적화 벤치마크인 ‘MIPLIB(Mixed Integer Programming Library)’에서도 높은 범용성을 입증했다. 기존보다 최대 67배 큰 문제를 비롯해 학습 과정에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문제에서도 실행 가능한 계획을 안정적으로 찾아냈다.

김민수 교수는 “현실에서는 가장 좋은 답보다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물류와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달 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기계학습 국제 학술대회 ‘국제 기계학습 학회(ICML)’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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