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역사회는 심각한 정보 고갈에 직면해 있다. 중앙 언론은 전국 단위 의제에 집중하고, 지역 방송은 광역 단위 보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에는 지역 정보가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그 상당수는 맛집, 쇼핑, 중고거래 등 단편적인 소비성·홍보성 정보에 치우쳐 있다. 정작 기초자치단체 정책, 지방의회 활동, 지역 재난·재해, 생활권 갈등, 지역 문화·경제 등과 같은 지역 공공 정보는 충분히 생산·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현실적 지역미디어가 바로 케이블 지역채널이다. 케이블 지역채널은 지역민의 일상, 마을행사, 지방선거, 행정정보, 지역문화, 주민참여 콘텐츠, 소상공인과 특산물 홍보 등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와 읍·면·동, 마을과 생활공간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광역 중심 지역방송이 포착하기 어려운 하이퍼로컬(Hyperlocal)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이 가능성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인가이다. 단순히 지역뉴스를 많이 보도했다고 해서 지역성이 충분히 구현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뉴스가 지역민의 생활권에 얼마나 가까이 접근했는가, 기초단위와 마을 단위의 현안을 얼마나 촘촘하게 다루었는가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하이퍼로컬미디어지수'(Hyperlocal Media Index, HMI)가 필요하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5극3특 시대, 지역채널의 역할과 케이블TV의 미래' 세미나에서 소개된 하이퍼로컬미디어지수(HMI)는 지역방송 뉴스의 하이퍼로컬성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뉴스가 전국이나 광역 단위에 머무는지, 기초자치단체와 읍·면·동, 마을과 생활공간까지 세밀하게 접근하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지역미디어의 실제 지역 밀착도를 보여준다. 이는 케이블 지역채널의 공적 가치를 감각적 주장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케이블 지역채널의 지역사회 기여는 아직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 지역채널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공 정보를 생산·유통하고 있지만, 법적 지위나 재정 지원, 정책 논의에서는 여전히 주변적 위치에 놓여 있다. 지역성 구현이라는 공적 책무는 지속적으로 요구받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제도적·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곧 케이블 지역채널이 처한 '기여와 인정의 불일치'를 보여준다.
5극3특 시대의 지역미디어 해법은 이 불일치를 해소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 케이블 지역채널을 단순한 유료방송 서비스가 아니라 지역의 생활권 정보를 생산·유통하고, 지역 공론장을 지탱하는 하이퍼로컬 공공미디어로 재정립해야 한다. 하이퍼로컬미디어지수(HMI)는 케이블 지역채널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제도적·정책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을 가까이 비추고, 지역을 꾸준히 말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 황경호 경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언론학)
△한국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
△한국방송학회 연구이사
△한국지역언론학회 편집이사
△네이버뉴스 2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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