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어 네이버도 '파업' 격랑…'통합교섭' 추진 변수

IT/과학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전 05:40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2024.5.13 © 뉴스1 김도우 기자
카카오(035720)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을 겪은 데 이어 네이버(035420)에서도 계열사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노동조합이 압도적인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가운데 네이버 노조가 본사와 계열사의 임금·단체협약을 하나로 묶는 '통합교섭'까지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에서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파업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네이버에서도 개별 계열사의 임금 갈등이 그룹 차원의 노사 문제로 확산할지가 관심사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제트 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98%로 가결했다. 구체적인 쟁의 방식과 일정은 향후 노사 협상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네이버 그룹 출범 이후 첫 파업 사례가 된다. 네이버제트 노조 관계자는 "어떤 쟁의행위가 이 국면을 타결하는 데 효과적일지 조합원들과 논의해 정해갈 방침"이라며 "파업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지금 당장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제트 노사는 임금교섭 과정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경영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연봉 동결안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네이버 본사와 같은 수준인 5.3%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동위원회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쟁의행위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서 네이버제트 노조는 합법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카카오 본사·계열사 공동파업 전례…네이버 '통합교섭'도 변수 되나 앞서 카카오에서는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집단 쟁의가 현실화됐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5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모두 가결했다. 임금·단체협약과 성과급 등을 둘러싼 갈등이 조정 절차에서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5개 법인은 쟁의권을 확보했고, 지난 6월 10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추산 카카오 본사 약 1000명, 전체 5개 법인 약 1500명이 참여했다. 같은달 29일에는 노조원이 하루동안 일괄 휴가를 내고 업무에서 이탈하는 총파업(로그오프 데이)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 사례는 개별 계열사의 노사 문제가 본사와 계열사가 공동 대응하는 쟁의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IT 업계의 노사관계에도 적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최근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등 일부 계열사들이 합의에 도달했지만 카카오뱅크(323410) 등 여전히 그룹차원의 쟁의는 진행중이다. 네이버에서도 계열사별 교섭을 넘어 그룹 차원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노조가 추진하는 통합교섭은 본사와 각 계열사 노조가 개별적으로 진행해 온 교섭을 하나로 묶어 공동 의제를 놓고 사측과 협상하는 방식이다. 계열사별 경영 상황과 교섭력에 따라 달라지는 임금·근로조건을 그룹 차원의 교섭 테이블에서 다루겠다는 취지다. 최근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도 통합교섭 추진의 주요 변수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IT 업계에서도 계열사나 협력업체 노조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본사나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에서도 관련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 노조는 서비스 계약 종료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를 두고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본사인 카카오에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12일 국회에서 통합교섭 토론회를 열어 추진 배경과 노조 측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20일에는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사측에 요구할 공동 교섭 의제를 공개한다. 네이버제트의 쟁의행위가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카카오에서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참여한 첫 파업이 현실화한 데 이어 네이버에서도 계열사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IT 업계의 노사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통합교섭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노사관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통합교섭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네이버제트 등 개별 법인 단위에서 진행되는 임금·근로조건 문제가 그룹 차원의 공동 교섭 의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shushu@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