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눌렀는데 쿠팡?”…납치광고, 플랫폼 책임 어디까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05:0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콘텐츠를 보기 위해 화면을 터치했을 뿐인데 쿠팡 앱이나 웹사이트로 강제 이동되는 이른바 ‘납치광고’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나 DNS(도메인 네임 시스템) 설정 등이 대응책으로 공유되지만 일반 이용자가 적용하기 쉽지 않다. 정상적인 콘텐츠 이용에 불편을 줄 수 있어 이용자 스스로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쿠팡파트너스 생태계와 사후 조치

납치광고 논란의 배경에는 쿠팡의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 ‘쿠팡파트너스’가 있다. 개인이나 제휴 매체가 상품을 홍보하고 구매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일부 제휴사가 실적을 높이기 위해 비정상적인 유입을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쿠팡은 납치광고 등 부정광고를 약관으로 금지하고, 신고된 부정광고가 확인되면 건당 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계정을 해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제휴 채널이 광범위한 만큼 사후 신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참여자가 많아 비정상적인 광고 행위를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납치광고는 이용자가 어떤 링크를 통해 이동했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워 플랫폼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용자 이익 저해’ 금지행위…플로팅광고도 규제

이번 사안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 저해’ 금지행위 해당 여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이용자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시행령에는 이용자의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

특히 광고가 다른 정보를 가리거나 삭제를 어렵게 만드는 플로팅광고는 금지행위 유형으로 규율된다. 방통위도 2020년 관련 안내서를 마련해 사업자의 준수사항과 구체적인 위반 사례를 제시했다.

광고 자체보다 이용자의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을 방해하는 방식에 규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납치광고 역시 이용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서비스 이용을 방해하거나 다른 서비스로 이동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방미통위 제재 임박…플랫폼 책임 가늠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쿠팡 납치광고에 대한 사실조사를 마치고 소명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방미통위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는 소명과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늦어도 다음 달 초 의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방미통위가 이를 일부 제휴사의 일탈을 넘어 전기통신사업법상 쿠팡의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로 판단한다면 플랫폼 책임의 범위를 둘러싼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약관으로 납치광고를 금지하고 문제가 발생한 계정을 사후 해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플랫폼이 제휴 광고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비정상적인 유입을 사전에 탐지·차단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2011억원 과징금과는 별개…법적 쟁점 달라

한편 개인정보위가 쿠팡에 부과한 2011억원 과징금은 납치광고 자체에 대한 제재가 아니다. 쿠팡이 웹·앱 이용기록 등 개인정보를 적법한 근거 없이 수집한 행위가 처분 대상이었다.

한마디로 개인정보위가 ‘이용자 정보를 어떻게 수집했는지’를 문제 삼았다면, 방미통위는 ‘이용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으로 이동시키는 광고 행위’를 어떻게 볼지를 판단하게 된다. 두 사안은 법적 쟁점이 다르다.

이번 사안은 이용자가 스스로 광고를 피해야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플랫폼이 비정상적인 광고를 어디까지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용자가 피해야 하는 광고’에서 ‘플랫폼이 걸러야 하는 광고’로 책임의 기준이 바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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