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재헌 SKT 대표,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각 대표 사진을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신업계 실적을 짓눌렀던 개인정보 유출(해킹) 사고 여파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SK텔레콤(017670)은 고객 보상과 위약금 면제, 과징금 등 관련 비용 부담에서 벗어났고 KT(030200)도 고객 보답 프로그램과 과징금을 2분기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하며 악재를 털어내는 수순에 들어갔다. LG유플러스(032640)는 올해 IMSI(가입자식별번호) 설계 결함 논란으로 유심 무료 교체에 나섰지만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 시기 통신 3사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해 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AIDC 구축과 AI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며 관련 사업 확대를 공언했다.
합산 영업익 1.5조 회복…SKT·LGU+ 웃고 KT는 역기저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1조 55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조 6576억 원과 비교하면 6.0%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 1조 2926억 원보다는 20.6% 증가했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1조 6000억 원을 웃돌았지만 하반기 들어 해킹 사고로 인한 비용이 반영되면서 3·4분기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그러던 싵적이 이번 2분기 바닥을 치고 회복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6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34% 증가했다. 매출은 4조 3591억 원으로 0.4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660억 원으로 459% 증가했다. 지난해 기저효과에 더해 수익성 중심 경영과 AI 사업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AIDC, AI 솔루션 등 기업인프라와 스마트홈 사업 성장에 비용 효율화 효과가 더해지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KT는 지난해 부동산 분양이익에 따른 높은 기저효과와 해킹 사고 후속 조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시장 기대치보다는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 기간 KT의 영업이익은 64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다. 매출액은 6조 6799억 원으로 10.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806억 원으로 34.5% 감소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539억 원 규모 과징금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왼쪽부터)와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박윤영 KT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SKT 본관에서 열린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AI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3 © 뉴스1 구윤성 기자
AI·AIDC가 실적 뒷받침…통신 본업도 견조
2분기 AIDC를 비롯한 AI·AX(인공지능 전환) 사업이 통신 3사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선행투자가 집중됐던 AIDC 사업에서도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AIDC 매출은 1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가동 확대에 힘입어 사업 영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AI B2B·B2C 매출도 6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늘었다.
같은 기간 KT의 AX와 클라우드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KT와 KT클라우드를 합산한 AX 사업 매출은 36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KT클라우드 매출은 2654억 원으로 19.8% 늘었다. 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DBO(설계·구축·운영) 사업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
LG유플러스의 AIDC 매출은 12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코로케이션 매출 확대가 성장을 이끌면서 AIDC, 설루션(AICC 등), 기업회선 등을 포함한 기업인프라 부문 수익도 4644억 원으로 8.6% 늘었다.
통신 본업도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SK텔레콤은 2분기 휴대전화 가입자가 2197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1만2000명 늘며 2개 분기 연속 순증했고,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서비스수익(1조 5959억 원)을 전년 동기 대비 1.2% 늘리는 데 성공했다.
KT의 무선 서비스 매출(1조 6749억 원)은 고객 보답 프로그램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지만, 무선 가입자는 2950만1000명으로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성과 확인한 AIDC…AI 인프라 투자 더 늘린다
AIDC와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통신 3사는 나란히 향후 관련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인프라 확충을 통해 늘어나는 수요를 선점하고 통신을 넘어 AI 인프라 사업자로 외연을 넓혀 나간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설립한 AIDC 사업개발 전담 법인 'SK하이퍼'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울산 AIDC를 시작으로 고객 수요와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충청권과 서남권 등으로 거점을 확대하고 2029년부터 총 5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와 AIDC 사업 협력을 논의하며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2031년까지 실수요를 기반으로 AIDC 용량 1GW를 추가 확보하고 해저케이블 용량도 90Tbps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공공·제조 등 산업별 AX 사업을 확대해 2028년 AX 매출을 2025년 대비 2배 이상으로 키우고 '아시아 AX 연결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 AIDC를 AI 인프라 사업 확대의 전진기지로 삼는다. 2027년 6월 전산 1동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전산동을 순차적으로 개소해 총 200MW급 수전 용량을 갖춘 수도권 최대 규모 AIDC를 구축할 예정이다. 향후 DBO(설계·구축·운영) 사업과 지방 거점 구축도 병행하며 추가 전력 용량 확보에 나선다.
AI 투자 늘려도 주주환원은 계속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주환원 기조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DC 구축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며 성장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코퍼레이트데이를 통해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주당 8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해킹 사고 여파로 중단했던 분기배당을 올해 재개한 가운데 AIDC 투자 확대에도 외부 투자 유치 등을 활용해 안정적인 배당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7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월 발표한 25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은 오는 9월 9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며 2분기 배당금은 주당 600원으로 확정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중간배당금을 주당 27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원 늘어난 수준으로 배당총액은 1145억 9549만 원이다. 지난달에는 9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도 결정하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고 있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