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매출 16.6% 연구개발 투자…에이전틱 OS로 사업 전환 가속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2:4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컴(030520)이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매출의 16%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며 AI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오피스 고객을 AI 서비스로 전환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전략이다.

14일 한컴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컴의 별도 기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4년 15.3%에서 2025년 16.5%, 올해 상반기 16.6%로 3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63억원으로, 이 가운데 인건비가 약 123억원을 차지했다.

매출 성장과 함께 AI 관련 사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컴의 올해 상반기 별도 매출은 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9.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31.5%를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407억원으로 23.3% 증가했다.

한컴, 매출 16.6% 연구개발 투자…에이전틱 OS로 사업 전환 가속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은 1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9억원, 순이익은 3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컴라이프케어의 방산·소방 부문 실적 확대가 연결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특히 AI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한컴의 상반기 AI 제품 매출은 134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AI 매출 8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AI 제품 매출 비중도 1분기 11.4%에서 2분기 15.7%로 확대됐다. 전체 B2B 고객 가운데 AI 패키지를 도입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2%에서 6.2%로 높아졌다.

이는 한컴이 기존의 ‘설치형 오피스 소프트웨어 판매’ 중심 사업에서 구독형 서비스에 AI를 결합하는 구조로 전환한 결과다. 한컴은 한컴독스 AI를 비롯해 RAG(검색증강생성)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 ‘한컴피디아’,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 AI 학습용 데이터 전처리 엔진 ‘오픈데이터로더’ 등을 잇달아 상용화했다.

AI 사업의 다음 승부처는 ‘에이전틱 OS’다. 한컴은 AI가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운영하는 ‘소버린 에이전틱 OS’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3분기 중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기존 공공·금융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개념검증(PoC)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 모델도 바뀐다. 기존 인당 구독료 중심의 과금 체계에서 사용자별 이용량과 기능별 API 호출량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에 활용될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AI 레퍼런스도 확대되고 있다.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AI국회’ 사업을 비롯해 BGF그룹 AI 지식검색 시스템, 한국서부발전 생성형 AI 사업 등을 확보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는 자체 플랫폼 ‘하이누리’와 연계한 한컴어시스턴트를 공급하며 보안 수준이 높은 원전 분야까지 AI 적용 영역을 넓혔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컴은 폴란드 국가공인 R&D센터 7불스와 소버린 에이전틱 OS의 유럽 현지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지 AI 기업 알고마인과 공공부문 PoC도 진행하고 있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DACH) 권역 영업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도 갖추고 있다.

에이전틱 OS의 적용처는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넘어 피지컬 AI로 확대된다. 한컴라이프케어는 프랑스 로봇 기업 샤크로보틱스와 소방·구조 로봇의 국내 독점 판매 및 기술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대형 소방·구조 로봇 ‘콜로서스’와 방화문 차단 로봇 ‘라이노 프로텍트’에 한컴의 에이전틱 OS를 탑재할 예정이다.

한컴은 올해 연말까지 로봇과 에이전틱 OS를 연동해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험 구역과 진입 경로 등을 지휘부에 전달하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향후 물류·건설·방산 등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이다.

AI 전환을 위한 투자 재원도 마련했다. 한컴은 지난 6월 보유 중이던 한컴인스페이스 지분 26.08%를 매각해 319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2020년 한컴인스페이스를 편입한 이후 약 6년 만에 투자수익률 269.9%를 거뒀다. 확보한 자금은 에이전틱 OS 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해외 고객 발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경영진 보상 체계도 AI 전환과 회사 가치 상승에 연동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올해 상반기 주요 경영진 보상 총액은 약 90억7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주식기준보상이 약 5억6000만원이었다. 특히 올해 4월 1일 처음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만5194주를 부여했다.

RSU는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성과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 방식이다. 한컴은 2026 사업연도 종료 시점까지 근무하고 성과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가득 조건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13만6000주의 스톡옵션도 신규 부여하는 등 현금 급여뿐 아니라 주가와 기업가치에 연동된 보상을 확대하고 있다.

한컴의 R&D 투자 확대와 주식기준보상 강화는 단순한 비용 증가보다는 AI 중심 사업 전환에 경영진과 개발 인력을 묶어두기 위한 장기 성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상반기 최대 실적을 통해 AI 중심의 사업 전환 성과를 확인했다”며 “오피스 고객 기반의 AI 패키지 판매 확대와 에이전틱 OS 상용화,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진출 등 AI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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