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임상 모두 K&L 2~3등급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추가 선정기준에는 차이가 있었다. 카티스템 일본 3상은 연골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ICRS 3~4등급의 중증 연골 결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반면, TG-C 미국 3상은 X선상 관절간격이 경도~중등도로 좁아진 OARSI 내측 JSN 1~2등급 환자를 추가 조건으로 뒀다. (그래픽=챗GPT 생성이미지)
◇'연골재생보다 어려운 통증개선'…플라시보가 관건
13일 코오롱티슈진 공시에 따르면 TG-C는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12개월 시점 공동 1차 평가지표인 시각통증척도(VAS)와 웨스턴온타리오·맥마스터대 골관절염지수(WOMAC) 모두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은 일본 임상 3상에서 통증·기능을 평가하는 WOMAC과 연골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ICRS를 공동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해 모두 활성대조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두 임상의 결과가 엇갈린 배경을 이해하려면 먼저 골관절염 임상에서 통증이라는 지표가 갖는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관절염 임상에서 통증은 대표적인 환자보고결과(PRO) 지표다. 연골 재생 여부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관절경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통증은 PRO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치료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대조군의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도 잦다. 환자에 따라 위약 효과가 6개월에서 1~2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평가 시점을 언제로 정하느냐도 임상 결과를 좌우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객관적인 바이오마커가 없어 환자가 자신의 통증 정도를 직접 표시하는 VAS, WOMAC 등 주관적 지표를 주요 평가변수로 사용하고 있다.
연골이 재생됐다고 통증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연골 손상이 개선돼도 활막염이나 반월상연골 손상, 인대 문제 등 다른 원인으로 통증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기간 환자를 계속 입원시킬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환자는 일상으로 돌아가 운동하거나 체중을 줄일 수 있고, 통증이 심하면 허용된 진통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치료 효과 외 플라시보 효과, 운동량, 체중 변화, 진통제 복용, 재활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에서) 운동량, 체중변화, 직업적 활동량처럼 통증에 영향을 주는 생활요인의 경우,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도, 보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TG-C 미국 임상 3상 실패 역시 이 같은 통증지표 특성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대조군의 플라시보 반응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분석 중인 상태다.
◇통증 변수 줄이기 총력…TG-C는 왜 넘지 못했나
카티스템과 TG-C는 모두 연골 구조를 개선하는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카티스템은 제대혈 유래 동종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 재생과 염증 조절을 유도하는 반면, TG-C는 세포의 성장·분화와 면역반응, 조직 재생 등을 조절하는 신호물질(사이토카인)인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을 발현하는 형질전환 세포를 활용해 항염증성 M2 대식세포를 유도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두 회사 모두 임상 과정에서 통증지표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일본 임상 3상에서 베이스라인 통증이 일정 수준 이상인 환자를 선별하는 데 특별히 공을 들였고, 임상 과정에서 환자들이 진통제와 전신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관절강 내 추가 주사 등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했다”고 답변했다.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를 최대한 줄였다는 것이다.
코오롱티슈진도 임상 기간 진통제 복용을 추적·관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이에 대한 질문에 “미국 임상 3상에서 통증 평가 전 24시간 진통제 복용을 중단토록 했고, 월별 전화 모니터링과 병용약물 기록 규정을 운영했다”며 “다만 실제 진통제 복용 여부를 통증 평가와 어떻게 연결해 관리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TG-C는 미국 2상에서 VAS 통증과 국제무릎기록위원회(IKDC) 평가점수상 기능 개선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고, 회사는 해당 결과가 한국 3상에서도 재현됐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 3상 성공을 기대했다. 그러나 대규모 확증임상에서는 1차 통증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앞선 소규모 임상에서 나타난 효과가 다양한 기관과 환자가 참여한 3상에서 희석된 셈이다. 통증지표는 대상자 수를 늘린다고 반드시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임상기관별 평가 편차와 환자군 이질성, 대조군의 플라시보 반응까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플라시보 반응 확대의 원인을 비롯해 환자군 특성, 임상 운영 방식 등 전반적인 내용을 신규 최고의학책임자(CMO)인 앤디 웨이먼이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이 완료되면 결과를 반영해 향후 개발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포스트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사진=메디포스트)
◇미국서는 변연절제술과 대결…24개월 통증이 승부
카티스템의 다음 시험대는 미국 임상 3상이다. 일본 3상이 히알루론산 주사를 대조군으로 사용했다면 미국은 외과적 연골 변연절제술을 활성대조군으로 설정했다. 24개월 시점의 VAS와 WOMAC을 공동 1차 평가지표로, MRI 기반 연골복구조직 자기공명영상 평가점수(MOCART)와 자기공명영상 골관절염 무릎 점수(MOAKS)를 구조 개선 지표로 평가한다. 변연절제술은 단기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치료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활성대조군의 효과다. 변연절제술은 손상된 연골과 염증 조직을 제거해 단기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수술이다. 카티스템이 성공하려면 무처치나 생리식염수 대조군이 아니라 일정한 통증 개선 효과를 가진 수술군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여야 한다. 다만 변연절제술은 연골을 새로 만드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 통증 효과가 약해지는 24개월 시점에는 카티스템의 연골 재생 효과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일본 결과의 재현성이다. 일본 3상의 핵심 평가 시점은 52주였지만 미국은 24개월이다. 메디포스트는 일본 임상에서 2차 지표로 평가한 WOMAC 신체기능과 VAS 통증 점수가 1년 시점에 의미 있게 개선됐으며, 이 지표들이 미국 3상의 공동 1차 평가변수와 동일하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확인된 연골 재생이 중장기 통증 및 기능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2년 평가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 번째는 통증 데이터의 일관성이다. 다국가·다기관 임상에서는 의료진의 평가 방식과 재활 프로토콜, 구조약 사용, 환자의 체중과 활동량 등이 기관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일본에서 적용한 베이스라인 통증 기준과 병용약물 제한을 미국에서도 얼마나 일관되게 집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중도 탈락자와 구조약 사용 환자가 늘어날 경우 이를 통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증 개선과 구조 개선이 같은 방향을 보이는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 임상에서 VAS와 WOMAC가 개선되더라도 MRI상 연골 재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증 완화를 넘어 연골 등 관절 구조를 개선해 질환 진행 자체를 억제하는 질병조절 골관절염 치료제(DMOAD)로서의 가치는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구조 개선만 확인되고 통증과 기능에서 대조군 대비 차이를 만들지 못하면 허가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임상에서 연골 재생·수복에 따른 중장기 통증 및 기능 개선을 확인한 만큼 2년 시점으로 설계된 미국 임상 3상이 오히려 카티스템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