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저평가 논란 일으킨 UBS, ‘중립’ 선회한 속내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09:26

(그래픽= 생성형 AI)
(그래픽= 생성형 AI)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외국계 증권사 UBS가 알테오젠(196170)에 제시했던 ‘매도’ 의견을 약 1년 만에 거둬들였다. 지난해 첫 분석 보고서에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의 시장 전환 속도를 보수적으로 산정하며 고평가 논란을 제기했지만, 미국 출시 이후 실제 매출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자 판단을 수정한 것이다.

다만 키트루다SC의 초기 상업화 성과는 인정하면서도, 향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의 범용화와 경쟁 심화 가능성은 위험 요인으로 남겨뒀다. 투자의견이 ‘매수’가 아닌 ‘중립’에 머문 배경이다.



◇키트루다SC 美 안착에…UBS, 전망 수정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UBS는 지난 6일 알테오젠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직전 25만원이었던 목표주가도 31만원으로 높였다. UBS는 지난해 8월 알테오젠에 대한 분석을 처음 개시하면서 목표주가 27만원과 ‘매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의견 변경에는 주가 조정과 키트루다SC의 예상보다 빠른 시장 침투가 함께 작용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UBS는 “알테오젠 주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33% 조정되면서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현재 주가에 비교적 고르게 반영됐다”며 “키트루다의 SC 제형 전환이 미국에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점은 알테오젠의 단기 수익화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형 종양 전문 의료기관과 진행한 전문가 통화에 따르면, 일부 사례에서 정맥주사(IV) 제형에 대한 보험청구가 거절되는 등 보험자 정책이 2028년 IV 제형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키트루다SC의 도입 확대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도 했다.

실제 미국에서 판매되는 키트루다SC ‘키트루다 큐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억6300만달러(약 6600억원)로 전 분기(1억2800만달러)보다 262%가량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2억8300만달러도 약 64% 웃돌았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3분기 출시됐다. 미국 보험청구용 코드(J코드)도 지난 4월 1일부터 적용되며 처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키트루다 매출에서 SC 제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미 두 자릿수(10.6%)에 진입했다. 이대로면 2028년 무렵 미국 키트루다 사용량의 30~40%를 SC 제형으로 전환한다는 머크(MSD)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UBS가 최초 보고서에서 적용했던 가정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UBS는 당시 키트루다SC 전환율을 올해 4%, 내년 9%로 추정했다. 출시 약 2년 뒤에도 전환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본 셈이다.



◇SC 시장 범용화는 우려…‘중립→매수’되려면

문제는 UBS가 알테오젠의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키트루다SC에 대한 단기 판단은 긍정적으로 전환했지만, 알테오젠의 SC 플랫폼 가치 전반을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단기 실적 전망 개선만으로는 ‘매수’ 의견으로 선회하기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UBS는 “2030년대 들어 바이오텍이나 바이오시밀러 기업, 제약사들이 자체 히알루로니다제를 확보하면 SC 플랫폼 기술 전체가 범용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쟁이 심해지고 계약조건이 이전보다 불리해지며, 신규 사업개발 등이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판매 단계별 마일스톤과 로열티율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았다. 키트루다SC의 판매가 늘더라도 증가분이 알테오젠의 실적에 언제, 얼마나 반영될지를 외부에서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UBS는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17% 상향 조정하면서도 2027년과 2028년 순이익 전망을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각각 4%, 13% 낮췄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장 확대와 신규 경쟁 기술의 등장을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주로 적용됐던 SC 전환 기술이 신약 개발 단계에서부터 채택되는 방향으로 확산하고 있어 전체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할로자임의 기존 특허 만료 이후 나타날 경쟁도 알테오젠이 주력하는 시장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할로자임의 PH20을 활용한 후발 기술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로 겨냥할 가능성이 크지만, 알테오젠은 특허 연장 효과가 중요한 혁신 신약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다양한 플랫폼이 개발될 수 있지만 당장 등장할 가능성이 큰 것은 할로자임의 PH20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 계열”이라며 “혁신 제약사는 SC 제형을 통해 특허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도 고려하기 때문에 특허권이 유효한 물질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술은 바이오시밀러를, 알테오젠은 혁신 의약품을 주요 시장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UBS의 ‘중립’ 의견이 ‘매수’로 상향 조정되려면 키트루다SC에 기대가 알테오젠 플랫폼 전체의 장기 가치로 확장될 수 있는지 확인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키트루다SC의 초기 판매 증가가 지속적인 처방 확대와 마일스톤 유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SC 판매 증가가 알테오젠의 플랫폼 가치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가시화돼야 한다”며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SC 등 후속 품목에서도 기술력과 경제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면 알테오젠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할인 요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라이선스 계약과 임상 진전도 장기 성장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은 누적 9건으로 확대됐다”며 “올해 신규 3건 중 GSK(젬퍼리) 바이오젠(2개 품목 및 옵션 1개 추가) 품목이 확정됐고, 미공개 파트너사는 신규 모달리티 적용 계약으로 계약 상대방 등 비공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3개 파트너사 모두 계약 전부터 임상 준비를 진행해 개발 속도가 빠르며, 8월에 계약한 파트너사는 연말 또는 내년 초 임상 진입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