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로 가면 덜 덥습니다”…폭염에 뜬 그늘 지도[잇:써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22일, 오전 08:39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유난히 폭염이 심한 올해 한국에서 그늘로 다니는 길을 안내하는 앱이 조명받고 있다.[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유난히 폭염이 심한 올해 한국에서 그늘로 다니는 길을 안내하는 앱이 조명받고 있다.[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뜨거운 햇볕 아래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절실히 깨는 여름이다. 밖에서 숨만 쉬어도 온뭄이 축축 처지고, 도로 위 아스팔트는 무섭게 열기를 내뿜는다. 신호등 앞 그늘막 좁은 공간에 모여 서서 초록불을 기다리는 풍경은 익숙한 일상이 됐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기술이 만든 ‘그늘 지도’

이런 폭염의 시대에 우리를 조금이나마 더위에서 보호해주려는 귀인들이 등장했다. 양산을 안갖고 다니는 즉흥형인 P형(MBTI) 사람들 조차도 ‘그늘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그늘 지도 이야기다.

그늘로 앱은 날씨와 태양 고도, 그림자를 기본적으로 안내한다. 그늘로 다니는 산책 코스도 짤 수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그늘로 앱은 날씨와 태양 고도, 그림자를 기본적으로 안내한다. 그늘로 다니는 산책 코스도 짤 수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이 개발자들은 바이브코딩 시대에 맞게 공개 데이터를 토대로 건물과 나무 아래 그늘로 다닐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었다. 사실 이런 그늘 지도의 원조는 열섬 현상과 살인적인 더위로 악명 높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2022년 ‘아루쿠(ALKOO)’라는 앱이 등장해 그늘 길 안내 서비스의 물꼬를 텄다. 올해, 한국 역시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바이브코딩 시대를 맞아 건물과 가로수 그늘만 쏙쏙 골라 걸을 수 있게 만들어진 한국형 그늘 앱들이 대거 등장했다.

핵심 원리는 의외로 명확하다. 태양 고도와 방위각을 기반으로 건물 높이와 가로수 위치를 계산해 실시간 그림자 영역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의 건물통합정보 데이터와 서울시, 행안부 등 정부 기관의 공공데이터가 이 스마트한 그늘길의 밑바탕이 됐다.

현재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앱은 ‘그늘로’와 ‘그늘길’이다. 두 앱 모두 뜨거운 태양을 피하려는 목적은 같지만, 막상 써보면 개발자의 의도와 감도에서 명확한 차이가 느껴진다.

◇세심한 맞춤형 길잡이 ‘그늘로’ vs 글로벌 직진형 ‘그늘길’

그늘로 앱을 가입하면 햇빛 취향부터 돌아가도 괜찮은 지까지 앱에서 친절하게 뚜벅이의 취향을 물어본다(사진=윤정훈 기자)
그늘로 앱을 가입하면 햇빛 취향부터 돌아가도 괜찮은 지까지 앱에서 친절하게 뚜벅이의 취향을 물어본다(사진=윤정훈 기자)
국내 뚜벅이 전용 길 안내에는 ‘그늘로’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얼마나 햇빛을 피하고 싶은지” 개인의 햇빛 취향을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경사, 계단, 길 분위기, 야간 방범시설까지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도보 구간 사이의 시간대별 그림자는 물론, 버스를 탔을 때 햇빛이 들지 않는 ‘창가 자리’까지 추천해 주는 디테일은 감탄을 자아낸다. 대중교통 경로 비교 기능도 훌륭해 기존 네이버 지도를 대체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반면 ‘그늘길’은 더 직관적이다. 개발자가 해외여행 중 “너무 더워서 살고 싶다”는 절박함에서 개발한 앱답게, 국내는 물론 도쿄, 파리, 바르셀로나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그늘을 찾아준다. 정말 햇볕을 최소화해서 걸을 수 있는 직진형 경로를 제시해 여행지에서 ‘그늘 생존기’를 찍을 때 빛을 발한다.

그늘 길은 정말 그늘로 최적화해서 걸을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최적화된 앱이다. 일본, 스페인,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현재 지도를 안내하는게 장점이다(사진=윤정훈 기자)
그늘 길은 정말 그늘로 최적화해서 걸을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최적화된 앱이다. 일본, 스페인,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현재 지도를 안내하는게 장점이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이디어가 바로 앱이 되는 시대

두 앱은 개발 계기와 스토리가 조금씩 다르고 스토어 출시를 둘러싼 해프닝도 있었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고품질의 공공데이터와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만나 폭염 속 시민들의 일상을 한층 쾌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미 두 앱 모두 광고를 탑재하며 자립적인 수익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상상력과 데이터가 결합해 삶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아이디어. 바이브코딩의 흐름을 타면 우리 역시 일상의 불편을 해소할 ‘나만의 지도’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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