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변신하는 통신사, 스타트업 '파트너'로 키운다

IT/과학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7:05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국내 통신사들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기술 지원과 육성에 초점을 맞췄던 협업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기술을 실제 고객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협력 관계를 '사업 파트너'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최근 자체 AI 기술을 스타트업에 개방하고 서비스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6년 모두의 챌린지 AX-LLM'을 통해 팀리미티드, 퍼셀리, 데브올컴퍼니 등 스타트업 3곳을 선정하고 자체 개발한 독자 AI 모델 'A.X K1'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기로 했다.

선정 기업들은 연말까지 A.X K1을 활용해 개인화 쇼핑 큐레이션, AI 기반 마케팅·프로모션 자동화, 연체채권 관리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검증한다.

자체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SKTCH with AI'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AI 스타트업 15곳을 선발했으며, 이들의 기술을 SK텔레콤 사업 부서 및 관계사의 AI 사업과 연계해 기술검증(PoC)과 공동 사업화를 추진한다.

특히 스타트업이 보유한 전문 기술과 SK텔레콤의 AI 기술·인프라, 고객 기반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협업 성과에 따라 실제 서비스 적용과 후속 사업, 투자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는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구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 CEO는 지난 3월 'MWC 2026'에서 향후 5년간 스타트업 500곳과 협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에만 'SKTCH with AI' 등 자체 프로그램과 정부 지원사업, 일대일 밋업 등을 통해 80곳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AX 플랫폼 컴퍼니' 도약을 선포한 KT 역시 스타트업의 전문 기술을 자사 AI·AX 사업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KT(030200)는 이달 20일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K-PATH 2026'에 참여할 AI 스타트업 16곳을 선정했다. K-PATH는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해 KT의 사업 부서와 연결하고 기술검증(PoC)부터 실제 고객 사업까지 공동으로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6월부터 진행한 공모에는 193개 기업이 지원했으며 KT는 기술 경쟁력과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 사업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참여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은 관련 사업 부서와 연계해 기업·공공·제조 등 산업 현장의 AX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오는 9월부터는 단기간 내 사업화가 가능한 '퀵윈'(Quick-win) 과제를 공동 발굴하고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공동 제안과 프로젝트 수행에도 나선다. 성과가 확인된 과제는 중장기 공동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트업과 손잡고 대규모 AI 사업에 도전한 사례도 있다. KT는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공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서비스부터 AI 모델·플랫폼,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모델·플랫폼 분야에는 업스테이지(486550)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NC AI, 액션파워 등이 참여하고 인프라 분야에는 래블업과 리벨리온, 베슬AI코리아 등이 합류했다. KT가 보유한 클라우드와 통신 인프라에 각 분야 전문기업의 AI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AI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032640)도 AI 스타트업의 전문 기술을 자사 사업에 접목하며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 기업용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는 데이터가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고 기업 내부 인프라(온프레미스 환경)에서만 처리되는 일체형 AI 장비다.

양사는 LG유플러스의 기업용 AI 플랫폼과 엑사원에 퓨리오사AI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결합해 기업이 자체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 향후 AI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실제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는 AI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쉬프트(Shift)'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페어리와 르몽, 테크노매트릭스, 에임인텔리전스 등 AI 스타트업 4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LG유플러스의 기술·사업 조직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기술검증(PoC)과 공동 개발, 사업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MWC26'에서 국내 AI 스타트업 10곳의 스타트업 전용 행사 '4YFN' 참가를 지원하고 글로벌 기업·투자사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연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은 기술 변화가 빠르고 분야도 세분화돼 있어 필요한 기술을 모두 내재화하는 것보다 외부 전문기업과 협업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통신사가 모든 역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통신사는 보유한 인프라와 기업 고객 기반에 전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을 빠르게 발굴할 수 있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기술검증에 머물지 않고 실제 고객과 사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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