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엔비디아, 리벨리온과 초기 협의…기술 협력·투자·인수 가능성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후 01:0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엔비디아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기술 협력과 투자, 인수 가능성까지 포함한 협력 방안을 초기 단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박성현 리벨리온 공동창업자 겸 CEO를 만나 양사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익명을 요구했다.

논의 대상에는 기술 파트너십과 투자, 인수 가능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협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리벨리온 측도 논평을 거부했다.

리벨리온 NPU 카드를 탑재한 서버 랙.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리벨리온 NPU 카드를 탑재한 서버 랙.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적극적인 투자와 거래를 이어왔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미국 AI 반도체 기업 그록(Groq)과 비독점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핵심 엔지니어링 인력 대부분을 영입했다. 당시 엔비디아는 그록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자체 클라우드 사업도 계속한다는 점에서 인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20년 설립된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 AI 추론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훈련보다 추론은 상대적으로 연산 강도가 낮지만, 실제 AI 서비스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연산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다.

리벨리온은 SK하이닉스, 삼성벤처투자, Arm홀딩스 등으로부터 약 8억5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최근 기업가치는 약 23억달러로 평가됐으며 한국 정부의 직접 투자도 받았다.

◇“칩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리벨리온이 추진해온 사업 확장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리벨리온은 단순한 NPU 공급사를 넘어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성현 대표는 지난달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칩 하나를 잘 만드는 회사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리벨리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리벨리온은 최근 AI 모델 경량화·최적화 기업 스퀴즈비츠를 인수하고 대만 페가트론과 AI 서버 모듈 협력에도 나섰다. NPU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확보하고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행보다.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민성장펀드 등 국내 투자를 받은 만큼 한국 자본시장과의 약속도 중요하다”면서도 “창업자로서 언젠가는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경쟁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SK하이닉스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오프닝 벨을 울리는 모습을 보며 한국 기업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며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그런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AI 모델 학습용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경우 반독점 규제 당국의 심사를 의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형 기술기업의 인수 거래는 통상 미국 법무부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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