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놀팩토리의 핵심 주인공은 이해신 대표(KAIST 화학과 석좌교수)를 비롯해 양한열 선임연구원, 김은우 연구원, 주혜린 객원연구원으로 구성된 ‘S4(Scientist4)’다. 이들은 지난 21일 폴리페놀팩토리 서울 오피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자의 대중 소통이 이전과 달리 점차 중요해지는 흐름”이라면서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과학자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매진하면서도 대중 소통에 나서며 1인 다역을 자처하고 있다”며 웃음지어 말했다.
폴리페놀팩토리의 'S4 연구진'.(왼쪽부터)양한열 선임연구원, 김은우 연구원, 이해신 대표, 주혜린 객원연구원.(사진=폴리페놀팩토리)
‘S4’ 연구진은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연구 개발에 참여하며 지난 2024년 폴리페놀팩토리가 개발해 선보인 고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 샴푸’가 세상에 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폴리페놀 접착 소재, 화장품 조성물, 바이오 접착체, 모발 표면 기능화, 표면 활용 조성물 개발 등의 성과가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래비티 샴푸’는 홍합의 접착 원리에서 착안한 KAIST의 폴리페놀 기반 기술 ‘리프트맥스(LiftMax308TM)’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널리 존재하는 천연 분자로, 젖은 환경에서도 단백질 등 다양한 표면과 상호작용하는 성질을 가진다. 회사는 모발 표면에 달라 붙는 작용을 활용해 탈모 개선 효과와 모발 볼륨 강화 결과를 바탕으로 샴푸를 선보였다.
S4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개발을 계속 하면서도 버스 광고와 잡지 촬영,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을 병행하며 제품 알리기에 나섰고, 그 결과 제품과 광고 콘텐츠 모두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은우 연구원은 “정량적인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학회 활동 등을 통해 결과를 인정받으면서 연구자로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특히 학생이나 연구원으로는 하기 어려운 잡지 촬영도 해보면서 이색 경험을 했고, 연구실안에서만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4 연구진'이 직접 광고부터 제품 패키징에 등장한다.(사진=폴리페놀팩토리)
다만 연구자로서 대중 앞에 서는 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양한열 선임연구원은 “아직 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낸 과학자들이 아닌데 외부 활동을 하면 자칫 겉멋이 들었다고 보일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하지만 연구실의 기술을 산업화하고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스스로도 부담을 조금씩 덜어냈고, 제품과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직접 ‘테스트베드’를 자처한다. 이해신 대표가 촬영용 메이크업을 한 채 수업이나 미팅에 참석하는 일도 익숙한 풍경이 됐다. 연구자들도 개발 중인 물질을 자신의 모발에 시험하고, 해외 거주 중에도 제품을 챙겨 사용한다. 이들의 욕실에는 샴푸 시험 샘플이 쌓여 있고, 자신이 먼저 시험하는 일이 잦다.
미국 미시간대 약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주혜린 객원연구원은 학업과 연구 참여를 병행하고 있다. 그래비티 샴푸를 현지에서도 애용한다. 그는 “폴리페놀과 고분자가 형성하는 코아세르베이트의 접착 특성을 연구하고, 모발을 이용해 실험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현재 미국에서 약학을 공부하면서도 폴리페놀 연구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 광고에도 'S4 연구진'이 등장한다.(사진=폴리페놀팩토리)
폴리페놀팩토리는 앞으로도 유명 인사의 대중성보다 제품을 만든 연구자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내년에는 TV와 OTT 등 대중 매체에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모델료가 결국 제품 가격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과학자들이 제품 원리와 시험 데이터를 직접 설명하는 방식이 더 진정성 있다고 판단했다. 배우나 인플루언서가 제품의 대중적 친숙함을 높일 수 있지만 제품 원리와 시험 결과를 소비자에게 설명하거나 신뢰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폴리페놀 특성 연구를 계속해오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머리카락 형태 변화 등과 관련된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샴푸를 획일적으로 쓰는게 아니라 사람의 특성에 맞춰 세분화하고, 전략적으로 타겟팅도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제품이 인지도를 쌓아가는 만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 등으로 해외 사업도 점차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뷰티의 본고장’ 프랑스의 쁘렝땅 백화점에 입점해 주목받았고, 미국 시장에서도 제품을 알리면서 소기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이해신 대표는 “폴리페놀을 활용한 연구는 헤어제품과 궁합이 잘 맞고 활용 범위도 무궁무진하다”며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한국을 헤어케어를 잘하는 나라로 떠올리도록 다양한 틈새 헤어시장을 겨냥한 세분화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