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연구원이 톺다가 설치된 차량으로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공사장이 감지됐습니다."
SK텔레콤(017670)의 유선 인프라 점검 솔루션 '톺다'를 탑재한 차량이 도로를 달리자 관제 화면에 이같은 알림이 떴다. 차량이 우회전하며 도로변 공사장을 막 지나친 후다.
조금 더 달리자 이번에는 도로변에 세워진 포크레인을 포착했다.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주행 중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정보는 곧바로 서버로 전송돼 SK텔레콤의 광케이블 등 통신시설 위치와 대조됐다.
"1871명."
톺다가 포착한 포크레인과 인접한 통신시설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수다. AI가 포크레인의 위치와 주변 상황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다행히 통신시설에 위협이 될 상황은 아니었다. 만일 포크레인이 광케이블 인근에서 실제 굴착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면 운영자에게 즉시 알림을 보냈을 터다.
톺다 시연 장면 ⓒ 뉴스1 이민주 기자
SK텔레콤은 1일 성남 분당구 사옥에서 자체 개발한 유선 통신 인프라 AI 자동 점검 솔루션 '톺다'를 공개했다.
톺다는 회사 업무 차량이 돌아다니면서 촬영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통신 인프라 안전 점검을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기존 업무용 차량에 카메라와 초정밀 위치정보시스템(GPS), AI 추론이 가능한 NPU 서버를 탑재해 도로를 주행하면서 전주와 케이블, 맨홀, 공사 현장 등 유선 통신 인프라의 이상 여부를 자동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별도의 점검 차량이나 인력을 새로 투입하지 않고 업무용 차량이 민원 처리·고장 조치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확보되는 영상을 점검 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 연구원이 톺다가 설치된 차량으로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광케이블 지구 5바퀴…달리는 업무차량이 'AI 점검원'으로
SK텔레콤은 전국에 구축된 유선 통신 인프라의 노후화나 위험 요소를 사람이 일일이 찾아가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톺다를 개발했다.
SK텔레콤이 관리하는 광케이블 길이는 지구를 약 5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지중 관로는 1만 8000㎞, 전주와 맨홀은 각각 235만 개, 9만 1000개에 달한다. 이외 광케이블 연결 함체 등도 전국 곳곳에 분산돼 있다.
시설물 노후화로 케이블 처짐이나 전주 기울어짐, 맨홀·함체 파손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외부 굴착 공사로 광케이블이 끊길 위험도 있다.
복재원 SK텔레콤 네트워크운용 담당은 "이런 노후화 문제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확인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계속 열심히 점검하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전수를 다 점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복재원 SKT 네트워크운용담당이 VISTA 및 톺다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톺다의 점검은 업무용 차량이 도로를 달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주변 영상을 촬영하면 차량 내부 NPU 서버가 데이터를 1차 처리하고, 수집된 정보는 서버로 전송돼 추가 분석을 거친다.
이날 시연에서는 약 3㎞를 이동하는 10분 13초 동안 1820장의 이미지를 분석해 28개의 객체를 검출했다.
핵심 기술은 SK텔레콤이 약 3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비전 AI 플랫폼 'VISTA'다. VISTA는 사물을 찾아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무엇인지', '어떤 상황인지', '어디에 있는지'를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비전 AI(Vision AI)가 차량에서 촬영한 영상 속 전주와 케이블, 맨홀 등 통신시설과 공사장, 포크레인 등 위험 요소를 찾아내면 맥락 AI(Context AI)는 탐지된 대상의 주변 상황을 함께 살핀다.
마지막으로 공간 AI(Spatial AI)가 탐지된 대상의 실제 위치를 찾아낸다. 연속된 영상 프레임과 차량의 정밀 GPS 정보를 활용해 대상의 3차원(3D) 위치를 추정하고 지도 위에 표시한다.
이렇게 파악한 위치는 SK텔레콤이 보유한 광케이블과 관로 등 통신시설 데이터와 결합된다. 위험 요소가 통신시설과 얼마나 가까운지, 실제 작업 중인지 등을 종합해 위험도를 판단하고 장애 발생 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입자 규모까지 분석한다.
차량 6대→150대로…내년 전국 확대·정확도 95% 목표
SK텔레콤이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수도권에서 업무 차량 6대로 파일럿을 운영한 결과 주요 유선 구간 시설물의 50%를 한 차례 이상 점검할 수 있었다.
차량이 같은 지역을 반복해서 지나며 촬영한 데이터가 시간순으로 쌓이면 공사 현장의 변화도 추적할 수 있다.
나현빈 SK텔레콤 유선·설비솔루션팀 매니저는 이날 차량이 지나친 공사장을 가리키며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이 공사장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라며 "공사장이 처음에 가림막만 올라간 상태인지, 실제 작업이 있는 공사장인지를 시계열 분석을 통해 판단해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탐지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년간 현장에서 축적한 사진 2만 2000장을 AI에 학습시켜 탐지 정확도를 2024년 65%에서 올해 88%까지 끌어올렸다. 내년에는 95%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톺다 시연 장면 ⓒ 뉴스1 이민주 기자
SK텔레콤은 파일럿 운영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톺다 적용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현재 6대인 적용 차량을 내년 150대로 늘려 주요 유선 구간 시설물의 70%를 점검하고, 2028년에는 점검 커버리지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종 목표는 시설물 이상이나 외부 공사로 인한 위험을 장애 발생 이후 발견하는 데서 나아가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대응하는 예방 중심의 네트워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통신을 넘어 가스·전력·송유관 등 다른 기간 인프라로 기술을 확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복재원 담당은 "톺다를 통해 유선망 인프라를 잘 감시·점검해 안전과 안정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가스나 전력, 송유관 같은 기간 인프라도 각각의 시설물 데이터베이스와 기존 AI 기술을 잘 접목한다면 외부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