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전 애플 CEO.(현 이사회 의장). (사진=AFP)
팀 쿡은 전날(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CEO로서의 마지막 날, 애플 커뮤니티에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다”며 “명함의 직함은 바뀌지만 애플 커뮤니티를 향한 애정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것에 감사하며, 나의 감사는 끝이 없다. 다음 장이 매우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애플 임직원들에게 보낸 별도 서한에서도 “내 성공에 대해 어떤 말이 나오든 그 모든 것은 임직원 여러분 덕분임을 잘 알고 있다”며 “세계에 자국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정체성과 신념, 가치관 덕분이며,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조직 문화는 그 무엇보다 강력하며, 우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책임과 기회를 공유해왔다”며 “스티브의 말처럼 우리는 ‘우주에 흔적(dent)’을 남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후임으로 취임한 존 터너스 신임 CEO에 대해서도 “존처럼 세상을 바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외신들은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플을 글로벌 최고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취임 당시인 2011 회계연도 약 1080억 달러였던 애플의 연간 매출은 재임 기간 동안 40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약 4배 성장했다.
시가총액 역시 2011년 약 3500억 달러에서 출발해 주가가 2000% 이상 폭등하며 세계 최초로 1조, 2조, 3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에는 5조 달러 안팎까지 확대됐다.
◇“잡스가 혁신가라면 쿡은 완성자”…외신들 “진짜 천재의 위대한 유산”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팀 쿡을 재평가하며 그의 성과가 잡스의 업적을 뛰어넘는다고 극찬했다. WP는 “잡스가 혁신가였을지는 몰라도 그의 후계자는 회사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팀 쿡이야말로 애플의 진짜 천재였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증거는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폴라로이드·디지털이큅먼트 등 창업자 이탈 후 무너진 거대 IT 기업들의 사례를 들며 “창업자의 직관을 체계적인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대체해 애플을 지속 가능한 거대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팀 쿡의 성과는 잡스가 생전에 이룬 그 어떤 것보다 훨씬 위대하다”고 짚었다.
CNN 역시 팀 쿡이 스마트폰을 단순히 넘어서 서비스와 액세서리 생태계를 확립해 아이폰을 결제부터 음악 감상, 운동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필수품으로 안착시켰다고 분석하며 경영진 및 전문가들의 호평을 전했다.
데이비드 요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그 누구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던 수준으로 아이폰 사업의 규모를 확장했다”고 평가했으며, 테크 투자사 딥워터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그는 CEO인 동시에 국가 지도자에 가까운 ‘정치가(Statesman)’였다”고 밝혔다. 론 존슨 전 애플 리테일 수석부사장 역시 “쿡은 최고경영진 중 가장 깊이 생각하는 인물로, 언제나 타인의 말을 먼저 경청한 뒤 발언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CNN은 특히 그의 정치적 외교력과 협상 능력을 높이 샀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미국 내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핵심 부품 생산 약속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지혜롭게 피하는 한편, 중국 소비자 및 지도부와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냈다는 이유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CEO 중 한 명이 바로 팀 쿡”이라고 짚었다.
팀 쿡은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애플 앞에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며 “애플의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소회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