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엽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교수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도약과 K-피지컬AI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AI 생태계를 진단하고 인프라 주권 확보를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AI 시대의 본질을 ‘토큰’으로 정의하며, 전기·용수·반도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지능을 만드는 ‘토큰 팩토리’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AI 모델이 전문 영역까지 능가하면서 고성능 AI에 대한 기술 봉쇄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전력부터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에이전트 서비스까지 풀스택(Full Stack) 차원의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임대 넘어 지역 산업 AX 연계한 국산 생태계 구축
이어 “빅테크에 시설만 빌려주는 콜로케이션 방식은 지자체가 혜택을 주고도 실익은 해외 빅테크가 가져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인허가 및 인프라 지원 조건으로 국산 NPU와 서버 자산을 적극 도입하고, 지역 산업의 AI 전환(AX)과 연계하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대규모 블랙아웃 리스크를 막기 위해 학습·연산은 지역으로 분산하고 수도권은 소규모 초저지연 거점으로 나누는 ‘지산지소’ 형태의 분업화를 제안했다. 실증 모델로는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 네오클라우드, 로봇 파운드리가 결합하는 새만금·군산 AX 산업 단지를 꼽았다.
전명준 KT 엔터프라이즈부문 본부장은 AI 인프라의 두 축인 ‘컴퓨팅(AI 데이터센터)’과 ‘연결(해저케이블)’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설명하며 해저케이블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본부장은 “외부와 잇는 해저케이블이 없으면 데이터센터는 단지 ‘비싼 창고’에 불과하다”며 해저케이블이 국가 데이터 트래픽의 99%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전명준 KT 엔터프라이즈부문 본부장이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그는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약 1675테라(T)의 글로벌 트래픽이 발생하지만, 국내 해저케이블 용량은 200테라(T) 수준에 불과해 약 1500테라(T) 이상의 부족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해저케이블 상당수를 빅테크가 주도하는 만큼 한국도 민간 협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싱가포르는 자원 한계, 일본은 자연재해와 전력비, 홍콩은 미·중 갈등으로 위상이 하락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와 IT 인재 기반이 탄탄한 한국이 아시아 허브국으로 도약할 적기”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한국-일본-미국’ 핵심 직결 루트 확충과, 부산에 90% 이상 집중된 육양국을 제주, 서남권(새만금·해남), 동남권(포항·울산)으로 다변화할 것을 제언했다. 아울러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해저케이블 및 육양 설비를 포함하고 인허가 간소화와 어민 협상 중재위원회 신설 등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력망 특별법부터 해저케이블 입법까지 범정부 인프라 총력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력망 구축과 정부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전력은 민간이 시공 후 양도하는 ‘BT(Build-Transfer) 방식’ 도입을 통해 2038년까지 송전선로 1.7배, 변전소 1.4배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능형 기지국(AI-RAN) 기술 개발과 함께 2030년까지 해저케이블 용량을 220Tbps 이상으로 확대하고 육양국 거점을 7곳으로 다변화하겠다고 전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계통 선제 구축과 BESS 등 유연성 자원 확충, AI 데이터센터 전용 ‘그리드코드’ 수립을 약속했으며, 산업통상부는 제조업 AX와 양산 체계 구축을 골자로 하는 ‘3M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학계 및 법률 전문가의 제언도 잇따랐다. 이경한 서울대 교수는 온디바이스 전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고 연산(System 2)을 기지국 영역으로 올려보내는 지능형 전국망(AI-RAN) 구축과 최선단 칩 수급을 위한 규모의 경제 확보를 강조했다. 임승준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AI 풀스택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구축부터 철거까지 전주기를 포괄하는 ‘해저통신케이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