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바이오 본사 전경 (사진=지투지바이오)
◇280㎎ 네 차례 투여…고용량 후보 근거 확보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투지바이오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GB-5001 280㎎을 4주 간격으로 네 차례 투여한 파일럿 연구 결과를 확보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정식 허가임상은 아니며 향후 피보탈 임상의 용량과 투여계획을 정하기 위한 탐색적 연구다.
회사 측은 280㎎ 반복투여에서도 3~4회차에 혈중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항정상태에 도달했으며, 중대한 안전성 문제 없이 양호한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8월 27일 국내 건강인을 대상으로 GB-5001 140㎎을 4주 간격으로 네 차례 반복투여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에서도 3~4회차에 항정상태에 도달했고 중대한 이상사례나 이상사례로 인한 중도 탈락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캐나다 단회투여 임상과 국내 반복투여 임상, 인도네시아 파일럿 연구에서는 용량에 따른 약물 노출과 장기 방출이라는 전반적인 약동학적 경향이 관찰됐다. 월 1회 반복투여 시 세 번째 투여 무렵부터 혈중농도가 일정한 범위에서 유지됐다. 약물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농도를 유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일반적으로 혈중농도가 하루 동안 크게 오르내리는 현상을 줄이면 약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혈중농도가 급격히 높아질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치매 환자가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쉽지 않고 패치제도 피부 부작용 등으로 복약 순응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월 1회 주사 방식은 환자와 보호자의 투약 관리 부담을 함께 낮출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투지바이오는 GB-5001 140㎎과 280㎎의 평균 혈중농도가 각각 경구용 아리셉트 5㎎과 10㎎의 치료농도 범위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직접 반복투여한 뒤 도네페질 혈중농도를 측정한 결과다. 다만 혈중농도의 유사성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까지 동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280㎎은 공식 임상이 아닌 파일럿 연구 결과여서 후속 허가임상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레켐비 시대에도 도네페질 수요 지속
보령(003850)의 도네페질 성분 치매치료제 경구약 '도멘탁'(왼쪽)과 셀트리온(068270)과 아이큐어(175250)가 공동개발한 도네페질 성분 패치제 '도네리온 패취'(오른쪽) (사진=각 사)
도네페질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억제해 기억력과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이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아리셉트가 1996년 미국에서 처음 허가됐고, 현재 경증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까지 폭넓게 처방된다. 병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진행을 멈추지는 못하지만 약 30년간 사용되며 유효성과 안전성 자료가 축적됐다는 것이 장점이다.
‘레켐비’와 ‘키순라’ 등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도네페질을 곧바로 대체하는 관계는 아니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주요 대상인 반면, 도네페질은 중등도·중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레켐비 임상에서도 도네페질 등 기존 증상완화제의 안정적인 병용이 허용됐다. 질병조절치료제가 병의 진행을 늦추고 도네페질은 증상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병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레켐비와 키순라는 뇌부종이나 미세출혈로 나타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이상(ARIA) 위험 때문에 투여 전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FDA는 두 제품의 허가사항에 ARIA 관련 박스경고를 넣었다. 반면 도네페질은 오심·구토·설사와 서맥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오랜 처방 경험을 통해 위험 관리법이 확립돼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도네페질 시장도 당분간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세계 도네페질 시장이 2025년 10억4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2026년 10억9000만 달러(약 1조4700억원), 2030년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로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에 따른 환자 증가와 질병조절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 병용 환자의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투지·인벤티지랩, 월 1회 주사제 경쟁
도네페질은 매일 복용해야 하지만 정작 투여 대상은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다. 보호자가 복용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도 있어 장기지속형 제형의 필요성이 크다. 주 2회 부착하는 도네페질 패치제가 출시됐지만 피부 자극과 부착·교체 관리 부담은 남아 있다.
국내외에서 상용화된 월 1회 도네페질 주사제는 아직 없다. 현재 공개적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은 지투지바이오의 GB-5001과 인벤티지랩(389470)·종근당(185750)의 IVL3003이 대표적이다. 두 후보물질 모두 도네페질을 생분해성 미립구에 담아 한 달간 서서히 방출하는 방식이다.
IVL3003은 호주에서 건강인 62명을 대상으로 임상 1·2상이 진행됐으며 경구용 아리셉트 반복투여군이 비교군에 포함됐다. 인벤티지랩은 지난 4월 미국신경과학회에서 IVL3003 투여 후 혈중농도가 4주 이상 유지됐고 아세틸콜린분해효소(AChE) 억제 효과도 28일간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 중이며, 종근당이 기술을 이전받았다. 인벤티지랩은 별도로 3개월 지속형 도네페질 주사제 IVL2008도 개발 중이며 현재 비임상 단계다.
GB-5001은 캐나다 임상에서 근육주사(IM)를, 국내 임상에서는 근육주사와 피하주사를 함께 평가했다. 지투지바이오는 최종 상용화 제형을 IM으로 확정했다. 회사는 단회투여에 이어 실제 4주 간격 반복투여에서 항정상태에 도달한 점과 아리셉트 5·10㎎에 대응할 140·280㎎ 후보 용량을 확보한 점을 강조한다. 다만 두 후보는 임상 설계와 용량, 비교군 및 평가항목이 달라 공개 결과만으로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투지바이오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후속 허가임상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임상 2상을 진행할지, 곧바로 허가 목적의 피보탈 임상을 설계할지도 밝히지 않았다. 관건은 식약처가 GB-5001과 경구용 아리셉트의 혈중 약물노출 유사성을 임상적 유효성의 가교 근거로 어느 수준까지 인정하느냐다. 환자 대상 유효성 자료 일부를 갈음할 수 있다면 임상 규모와 기간을 줄일 여지가 있지만, 인지기능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별도로 요구하면 개발기간과 비용은 늘어날 수 있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국내 140㎎ 반복투여 임상과 인도네시아 280㎎ 파일럿 연구에서 모두 안정적인 항정상태 약동학 결과를 얻었다”며 “GB-5001의 평균 혈중농도가 아리셉트 5㎎과 10㎎의 치료농도 범위에서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된 만큼, 지금까지 확보한 결과를 토대로 차기 임상시험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