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6월 공포된 특별법은 내년 3월 10일 시행된다. 이날은 AI 데이터센터 인정 범위와 인허가·전력 특례 등 설계 방향을 논의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감도 (사진=삼성SDS)
전체 정보통신장비 전력 가운데 AI 장비 전력이 일정 비율 이상이거나, AI 장비 전력 자체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GPU와 전용으로 연결된 저장·네트워크 장비도 고려한다. 전력·냉각 설비를 갖추고 서버를 꽂는 선반인 랙에 공급할 전력과 시설 전체의 에너지 효율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위법령 연구반장을 맡은 송도영 지평 변호사는 “가속기 하나의 연산량이 너무 커서 한두 대만 놔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재로서는 전력을 기준으로 하되 수치는 더 논의해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기준을 얼마나 유연하게 정하느냐다. 문턱이 높으면 다양한 AI 시설이 빠지고 너무 낮으면 일반 데이터센터가 AI 장비를 일부만 넣고 특례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이 직접 쓰는 시설과 고객의 서버를 들여놓고 전력·냉각 등을 제공하는 시설 모두 요건을 갖추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학습용과 추론용 시설을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델을 만드는 학습용 시설은 GPU 중심으로 구성할 수 있지만, 이용자에게 답변을 제공하는 추론용 시설은 기존 서비스를 처리하는 CPU 서버도 함께 필요하다. 학습용에 맞춰 AI 장비 전력 비율을 높게 정하면 추론용 시설이 제외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CPU가 들어가는 공간을 빼고 GPU를 넣으면서 레거시 데이터센터가 AI 데이터센터로 변모하고 있다”며 “학습용이 아니라 추론용으로 변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전기를 적게 쓰는 NPU를 많이 활용할수록 AI 장비 전력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반은 저전력 반도체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가속기 특성을 고려한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전력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KT클라우드는 최근 지어진 일부 데이터센터를 AI용으로 전환하자 서버 집적도가 높아져 공간은 남았지만, 추가 전력이 없어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치영 KT클라우드 팀장은 “건물의 공간은 남는데 전력이 없다”며 “전력만 있다면 이미 지어진 데이터센터에 가장 빠르게 AI 인프라를 구축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전 관계자는 평가를 면제받더라도 별도의 공급방안 검토를 거쳐야 하며, 사업자가 원하는 시점에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허가 개선도 실제 가동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KT클라우드는 착공 전 절차가 빨라져도 전기·소방 검사 단계에서 인력 부족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 업계는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 조립하는 시설에 맞는 건축 인허가 간소화를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하위법령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AI 장비 전력 비율과 규모,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상한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하위법령도 현장에서 실제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제정 과정에서도 산업 현장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