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10일 지질자원연 본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지난 1924년 1:50,000 지질도 첫 발간 이후 100여년만에 357도엽(지도의 기본단위 조각)에 이르는 남한 지역의 지도 완간을 공식 선포했다. 박사급 이상의 10년 이상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가 2~3명이 투입돼 2년 넘게 작업해야 1조각을 완성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국가기본지질도는 우리 국토를 이루는 암석의 종류와 생성 시기, 지층의 분포와 선후관계, 단층·습곡 등 지질구조를 조사해 지도 위에 기록한 대한민국의 국가 표준 지질정보다. 일반 지도가 지상의 위치와 지형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지질도는 오늘의 국토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까지 담아냈다.
권이균 지질자원연 원장은 “국가기본지질도 완간은 100여 년간 국토를 직접 걷고 기록해 온 지질학자들의 헌신과 과학기술이 집약된 역사적 성과”라며 “이 지질데이터를 인공지능·디지털 트윈과 융합해 국가 자원안보와 국민 안전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최근 네팔 대홍수와 같은 복합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라고 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극한강우 등 날씨 변화가 큰 상황에서 위험 지역 선별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권 원장은 “네팔 대홍수는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극한 기후로 우리나라도 홍수·산사태·지진 등의 유형이 과거와 다를 수 있고, 미래 재난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의 기후 변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인지하고 해결하려면 지질도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며, 핵심 공공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이균 원장(맨 오른쪽)과 이승렬 지질조사연구본부장·김문기 지질연구센터장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가기본지질도’ 완간의 정확한 기준점은 무엇인가.
△1924년 1:5만 지질도 첫 발간이 기준점이다.
-최근 네팔 대홍수 등 재해가 빈발하는데, 이번 지질도가 재해 정보도 담아서 향후 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나.
△지질도는 암석 종류, 지층 경계, 단층 분포, 지층의 경사·방향 등 지질 구조 정보를 담는다. 지질 특성이 지형 특성을 결정하고, 지형이 산사태·붕괴·침식 등 재해 발생 가능성과 연결된다. 이번 지질도는 재해 위험 분석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극한 기후로 인해 홍수·산사태·지진 등의 유형이 과거와 다를 수 있다. 변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인지하고 해결하려면 지질도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산사태 등 재해 대비를 위해 3차원 공간 지도가 추가로 필요한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
△지질도는 고위험 지역을 선별해 집중 분석·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며, 재해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단계에서 위험 구간 회피·공법 변경 등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재해 발생 확률을 저감하는 데 기여한다. 이번 지도가 기초자료라고 하면 앞으로 지하 구조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국가 3차원 지질정보체계로 전환한다면 심부 구조 정보까지 얻어 원인 규명부터 향후 추이 예측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국 지질도 완간은 우리나라가 최초인가
△최초 여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영국이 99%, 일본이 60~70% 수준으로 완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면적이 넓어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국토 면적, 지도 유형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이렇게 전체 국토를 다뤄 완간한 국가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완간 자체가 의미가 있다.
-지질도가 지형과 어떠한 관련이 있나.
△지질 특성이 지형적 특성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경사가 급한 지형을 만들 수 있는 암석이 분포하는 지역은 산사태 가능성이 높은 지형을 형성한다. 따라서 지질 정보를 기준으로 고위험 지역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할 수 있다.
가령 지리산은 18~19억 년 된 변성암(육산)으로, 설악산은 백악기(약 1억 년 미만) 화강암으로 구성된다. 같은 산이라도 구성 암석의 지질 특성이 달라 지형이 달라지며, 이에 따라 재해 위험성도 다르게 분석된다.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을 분석해 미리 경고를 하거나 알려주는 연구로 확장할 수 있다.
-지질도가 만약에 없었다면 불편함은 무엇이었다고 볼 수 있나.
△지질도가 없었다면 자원 개발·발전소·방사성폐기물 처분장·대규모 연구시설 부지 선정 등에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사회적 논쟁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질도는 부지 선정의 과학적 합의를 돕는 기초자료 역할을 해왔다.
건설 현장 공사 중 붕괴 사고와 같이, 지질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계·시공은 사고 발생 시 수습 비용이 급증한다. 지질정보가 설계 단계에서 반영되면 위험 구간 회피·공법 변경 등을 통해 예산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지질도를 작업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지질을 조사하다보면 민간인이 들어가지 않는 곳에 들어간다. 휴전선 일대는 군부대 협조가 필요한데 조사에 몰두하다 보니 ‘지뢰조심’이라는 문구를 보지 못하고 조사한 적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단순 경고문이었다.
-향후 연구 확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A. 기존 지질정보에 대한 고해상도 재조사와 갱신을 추진하고 최신 조사·분석기술과 AI 등을 활용해 새로 확인되는 지질정보를 반영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표 중심의 2차원 지질정보를 넘어 지하 구조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국가 3차원 지질정보체계로 전환해 국토 지하의 자원과 위험, 활용 가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