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추론 특화’ AI 코딩에 2조원 베팅…‘가상 직장’ 만든 메카나이즈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3일, PM 04: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이 AI가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개발자처럼 생각하고 일하도록 훈련하는 기술에 베팅했다.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메카나이즈(Mechanize)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확보하면서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11일(현지시간) 구글이 메카나이즈와 인재 확보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거래 규모는 15억달러(약 2조원)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금액과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메카나이즈는 AI를 실제 개발자처럼 일하게 만드는 ‘가상 직장’을 만드는 회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CEO (사진=AFP)
순다르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CEO (사진=AFP)
AI에게 코드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몇 초 만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은 코드 작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존 코드를 살펴보고 코드를 실행해 오류를 찾은 뒤 원인을 추론해 수정하고 다시 테스트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메카나이즈는 이 과정을 AI가 가상환경에서 직접 수행하도록 만든다.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한 뒤 오류를 확인하고, 다시 코드를 고쳐 테스트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 결과를 평가해 다시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AI가 정답을 생성하는 능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제를 풀어가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셈이다.

특히 복잡한 작업일수록 이런 방식의 중요성이 커진다. AI가 한 번에 완벽한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쪼개고 실행한 뒤 실패 원인을 찾아 다시 시도하는 과정에서 추론 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메카나이즈가 공개한 ‘GBA Eval’이 대표적인 사례다. AI 코딩 에이전트에게 게임보이 어드밴스(GBA) 에뮬레이터를 일정 시간 안에 처음부터 개발하도록 한 뒤 결과물을 평가한다. 단순히 코드를 얼마나 정확하게 생성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기술은 최근 AI 업계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에이전트 훈련 환경’과 맞닿아 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만들려면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AI가 직접 일하고 실패하며 결과를 평가받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글이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한 것도 이 분야의 기술과 인재다.

메카나이즈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인 타마이 베시로글루는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과학자로 합류했다. 전 메카나이즈 직원 12명 이상도 구글로 이동했으며 이들 상당수는 AI 모델의 미드트레이닝(midtraining) 관련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드트레이닝은 사전학습을 마친 AI 모델에 특정 능력을 추가로 강화하는 학습 과정이다. 코딩이나 수학처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메카나이즈는 2025년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올해 초 910만달러를 조달하면서 약 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설립 1년여 만에 기업가치의 세 배가 넘는 규모로 알려진 거래가 구글과 논의되면서 AI 에이전트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다만 구글이 메카나이즈를 통째로 인수한 것은 아니다. 메카나이즈 법인은 존속하며 전 비서실장 구이브 아사디가 현재 CEO로 표시돼 있다. 구글은 핵심 인력과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AI 역량을 강화했다.

구글은 앞서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에서도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확보했다. AI가 단순히 답변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를 훈련할 수 있는 환경과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거래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AI가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추론하고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능력을 높이도록 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메카나이즈가 만든 ‘가상 직장’과 구글이 확보한 인재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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