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선 '한 박스 복숭아'…카페24 만나 '브랜드' 된 3代 농장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4일, PM 09:5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정성껏 키운 복숭아도 경매장에 들어서면 크기와 등급, 당일 시세로 값이 정해지는 ‘한 박스의 농산물’이 된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에서 3대째 복숭아 농장을 이어온 우리경 도요복숭아 대표는 생산자의 이름과 이야기가 사라지는 기존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우 대표는 “정말 맛있는 우리 농장의 복숭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며 2018년 ‘도요복숭아’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농협 경매와 도매 유통을 거치던 복숭아를 카페24(042000)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도요복숭아’에는 ‘복사꽃 피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을 담았다.

경기도 이천 장호원에서 3대째 복숭아 농장을 이어온 우리경(오른쪽) 도요복숭아 대표(사진=카페24)
경기도 이천 장호원에서 3대째 복숭아 농장을 이어온 우리경(오른쪽) 도요복숭아 대표(사진=카페24)
◇3대째 농장에 ‘브랜드’를 입히다

우 대표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호주에서 약 4년간 패션 바이어로 일한 뒤 CJ E&M에서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업무를 맡았다. 좋은 상품도 고객에게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경험은 농장의 복숭아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밑바탕이 됐다.

도요복숭아는 생산량보다 품질을 우선한다. 화학비료 없이 저탄소 농법으로 재배하고, 나무를 낮고 넓게 키워 과실에 햇빛과 바람이 고르게 닿도록 관리한다. 한 나무에 열리는 과실 수도 조절한다.

수확한 뒤에도 크기와 외관뿐 아니라 당도와 향, 과즙, 숙도 등을 다시 확인한다. 생과는 매년 7~9월 세 가지 품종만 판매한다.

날씨에 따라 수확 시기와 물량이 달라지는 만큼 모든 생과는 예약판매한다. 주문량에 맞춰 미리 수확하지 않고, 당일 수확한 물량을 주문 순서대로 보낸다.

장마가 길어 원하는 품질을 내기 어려웠던 해에는 판매 자체를 중단했다. 우 대표는 “한 철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기준에 맞지 않는 복숭아는 출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24 자사몰서 ‘농장의 가치’ 직접 전달

카페24는 올해 ‘K-제조 스마트 이커머스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이처럼 제품과 생산 경쟁력을 갖추고도 온라인 직판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사의 D2C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약 50만 제조사가 겪는 온라인 운영 노하우와 전문 인력 부족, 생산·재고·유통 데이터 분절 등을 해결해 제조 역량을 자사몰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요복숭아 역시 자사몰을 단순히 복숭아를 주문하는 공간이 아니라 3대째 이어온 가족농장의 시간과 품종별 이야기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페24를 선택한 것도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직접 구현할 수 있어서였다. 사진과 여백, 상품 설명 순서를 구성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복숭아의 맛과 분위기를 자사몰에 담았다.

우 대표는 “전문 개발자가 없어도 디자인센터의 다양한 템플릿을 활용하고, 시즌과 상품에 맞춰 사이트 디자인을 쉽게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고객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카페24 자사몰 기준 재구매율은 7월 70.5%에서 8월 77.3%로 높아졌다. 여름철 월간 방문자는 약 10만명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3년 연속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호텔과 디저트 브랜드 등 식음료(F&B) 업계와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도요복숭아 상품(사진=카페24)
도요복숭아 상품(사진=카페24)
◇생과 넘어 가공식품·농장 경험으로

판매 제품도 생과에서 가공식품으로 넓혔다. ‘도요 THE BOTTLE’ 복숭아 병조림을 비롯해 400g 이상 복숭아를 담은 한정 제품과 바닐라빈을 더한 ‘피치바닐라’ 등을 선보이며 수확철 밖에서도 고객이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농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도요 HAUS’ 완공도 앞두고 있다. 우 대표는 “부모님이 복숭아 가격보다 더 좋은 복숭아를 키우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며 “앞으로 가공식품을 확대하고, 9월 완공 예정인 도요 HAUS를 통해 고객들이 농장의 계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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