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일수록 사람다움"…LGU+ 강남 '틈', 미술관 변신[르포]

IT/과학

뉴스1,

2026년 September 16일, PM 04:18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외부 전경 사진. ⓒ뉴스1 신민경 기자

#직장인들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서울 강남역 한복판. 빌딩 사이로 독특한 격자무늬 외관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앞에는 픽사 출신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유명한 '에릭 오'의 이름도 걸려 있었다. 예술공간임을 가늠케 하는 이곳은 LG유플러스가 문화예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롭게 단장한 복합문화공간 'U+일상비일상의틈'이다.

16일 오전 찾은 U+일상비일상의틈은 기존 통신사의 체험 공간보다 미술관에 가까웠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0년 문을 연 이곳을 고객 참여형 아트 플랫폼으로 전면 개편하고 이날 새롭게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이번 리뉴얼에서 내세운 콘셉트는 '아트 개러지'(Art Garage)다. 작은 차고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성장하듯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이 작품을 실험하고 고객과 만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 1층에 들어서자 복잡한 강남 거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예술 공간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폐휴대폰 수백대로 만든 설치 작품이었다.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기부한 폐휴대폰 439대를 활용한 작품이다. 통신사에서 사용되던 기기가 예술 작품의 재료로 탈바꿈한 셈이다.

한쪽에는 신진 작가의 작업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아티스트 스튜디오'(Artist Studio)가 자리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별자리가 반응하는 인투 더 스타(Into the Stars) 등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됐다. 완성된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2층 공간에는 취향 따라 작품 설명하는 'AI 아트 메이트' 기기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취향 따라 작품 설명하는 'AI 아트 메이트'
2층으로 올라가자 리셉션에 마련된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이번 리뉴얼의 또 다른 핵심인 AI 기반 관람 파트너 AI 아트 메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관람객은 먼저 간단한 예술 취향 테스트를 거친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AI 아트 메이트를 발급받은 뒤 전시 공간을 둘러보며 작품 정보와 작가 소개, 제작 배경 등을 질문할 수 있다.

기존 오디오 가이드가 정해진 작품 설명을 순서대로 들려줬다면 AI 아트 메이트는 관람객의 관심사와 미술에 대한 이해 수준을 반영해 설명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에게는 보다 쉽게 풀어 설명하고, 배경지식이 있는 관람객에게는 작가의 맥락이나 표현 기법 등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6층 공간에는 미디어 아트가 전시돼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본격적인 전시는 6층에서 시작된다. 6층 미디어아트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 5층과 4층의 전시 공간, 3층 참여형 전시실을 차례로 거쳐 2층 아트숍과 지하 1층 아트 라운지까지 내려오는 구조다.

재개관 첫 전시 '서클 오브 그로스'(CIRCLE OF GROWTH)에는 에릭 오와 남민오, 상희, 김도은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온 작가와 신진 작가를 함께 배치해 서로 다른 창작과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전시장에서는 에릭 오의 대표작 '오페라'(OPERA)를 비롯해 생성형 이미지와 데이터, 가상현실(VR), 게임 기술 등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기만 하는 기존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을 매개로 작품과 상호작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상무)가 '일상비일상의틈' 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AI 시대일수록 사람다움"…통신사가 아트에 꽂힌 이유
LG유플러스가 6년간 운영해 온 대표 오프라인 공간의 중심에 '예술'을 가져온 데는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U+일상비일상의틈은 개관 이후 팝업스토어와 팬덤 콘텐츠,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총 85개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해 왔다. '레고 90주년 팝업'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 팝업 등도 이곳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일회성 팝업 중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화예술을 통해 고객이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아트페어 관람객 가운데 19~39세가 60%를 차지하고 미술 비전공자 비중도 68.2%에 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지난해 관람객도 약 203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특히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오프라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사람 간 교류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봤다.

이번 공간 개편에는 AI 시대일수록 인간다움과 사람다움을 강조해야 한다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의 철학도 반영됐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상무)은 "대표이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부분"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예술이라는 주제로 플래그십 공간을 보다 명확하게 끌고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직접 작품 앞에 서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공감하는 경험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통신사의 마케팅을 일방적으로 접하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 공간을 찾아오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장 상무는 "현장에서 작품을 보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작품이 주는 스토리를 들으며 공감하는 부분은 현장 공간에서만 줄 수 있는 가치"라며 "이 공간을 찾아오는 매력도를 높여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풀링'(Pulling) 요소를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상비일상의틈' 전시 공간. ⓒ뉴스1 신민경 기자

LG유플러스(032640)는 향후 U+일상비일상의틈을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AI+기술융합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된 관람객 참여형 AI 콘텐츠를 후속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예술NGO 길스토리와는 자립준비청년 예술가의 작품 전시를 논의하고 있다. 재단법인 청년재단과도 청년 예술인의 활동 기회를 넓히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작가에게는 작품을 실험하고 고객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작가의 성장 과정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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