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걸린 단통법 폐지 관련 홍보물. 2025.7.22 © 뉴스1 신웅수 기자
단말기유통법 폐지 이후 소득 하위 20% 가구의 통신비가 1년 새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구입비가 크게 줄면서 전체 통신비 부담을 낮췄지만,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은 오히려 소폭 늘었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당 평균 통신비는 5만 3736원으로 집계됐다.
단통법 폐지 직전인 지난해 2분기 5만 8385원보다 8% 감소한 수치다. 황 의원은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구입비와 통신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통신비를 산출했다.
가계동향조사의 '정보통신' 지출 항목에는 통신장비·통신서비스 외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황 의원 측은 단통법 폐지 효과를 보기 위해 단말기 구입과 통신요금 납부에 직접 해당하는 두 항목만 떼어 분석했다.
소득 2분위 가구의 통신비도 같은 기간 9만 3442원에서 9만 3148원으로 0.3% 감소했다. 반면 3분위는 0.2%, 4분위는 7.6%, 5분위는 0.4% 증가했다. 다만 4분위를 제외하면 통신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3.0%를 밑돌았다.
가구 전체의 총액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의 통신비가 240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185억 원) 감소한 수치이다. 2분위는 가구 평균 기준으로는 줄었지만 가구 수가 증가하며 총액 기준으로는 0.7%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통신비 감소는 통신장비 구입비 급감이 주도했다.
올해 2분기 1분위의 가구당 통신장비 구입 지출은 5994원으로 지난해 1676원보다 43.9% 줄었다. 2분위(-5.7%), 3분위(-5.2%), 5분위(-3.6%)에서도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통신장비 구입 지출 총액도 지난해 2분기 4939억 원에서 올해 2분기 4891억 원으로 약 48억 원 줄었다. 특히 1분위가 205억 원 감소하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단통법 폐지 이후 유통망 간 지원금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저가·중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할인 혜택이 확대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와 가계 부담에 따른 단말기 교체 수요 둔화와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 등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은 모든 소득 분위에서 증가했다.
1분위 가구의 평균 지출은 지난해 4만 7709원에서 올해 4만 7742원으로 0.1% 늘었다. 2분위는 1.0%, 3분위 1.6%, 4분위 4.4%, 5분위 1.2% 각각 증가했다. 다만 물가상승률(3.0%)보다 더 크게 상승한 분위는 4분위뿐으로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았다.
상승 배경으로는 단말기 지원금과 고가 요금제의 연계 구조가 꼽힌다. 대규모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를 판매해 단말기 할인 혜택을 받는 대신 매월 부담하는 요금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OTT 및 고화질 콘텐츠 이용 증가에 따른 모바일 데이터 소비 확대, 구독형 결합 상품 증가 등도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을 늘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시장 체계 변화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금이 고가 요금제에 쏠리는 등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의 데이터 수요 급증에 맞춰 통신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