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촉각 입히고, 폐금속은 다시 살리고…亞 딥테크 한자리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PM 07:18

[이데일리 김아름 신영빈 기자]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미래를 대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혁신을 촉진합니다. 대학이 앞장서서 스타트업 투자자, 산업 관계자와 협력해 인재들을 지원하고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나가야 합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7일 서울대학교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서울대학교기술지주 주최로 '글로벌대학벤처포럼'이 열렸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소피아 샹 칭화대 투스홀딩스 CEO, 김신철 홍콩과기대 연구개발 협력 부총장, 차인환 서울대 기술지주 대표,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장.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7일 서울대학교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서울대학교기술지주 주최로 '글로벌대학벤처포럼'이 열렸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소피아 샹 칭화대 투스홀딩스 CEO, 김신철 홍콩과기대 연구개발 협력 부총장, 차인환 서울대 기술지주 대표,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장.
김주한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은 17일 서울대학교 삼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글로벌대학벤처포럼(GUVF) 환영사를 통해 연구와 창업, 투자와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혁신기업을 꾸준히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GUVF가 국가와 기관의 경계를 넘어 인재와 기술, 자본과 기회를 연결하는 글로벌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서울대는 연구를 통해 축적된 우수한 성과와 혁신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져 사회와 산업의 변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이들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열린 GUVF는 이데일리가 글로벌 대학들의 벤처투자 활성화, 유망 벤처기업의 투자유치 기회 확대를 통해 혁신기술의 사업화와 글로벌 창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서울대학교기술지주와 공동주최로 만든 행사다. 서울대를 비롯해 중국 칭화대, 홍콩과학기술대, 일본 도쿄대 등 아시아 주요 대학의 투자 관련 기관과 이들이 투자·육성하는 기업들이 참여해 실질적인 투자 및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아시아 4대 대학의 기술지주·투자 관련 기관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AI·로봇 등 고도의 원천기술을 필요로 하는 딥테크 기술의 씨앗이 나오는 곳은 결국 대학이고, 대학의 연구성과를 어떻게 사업화하고 투자로 연결하느냐가 국가의 딥테크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글로벌대학벤처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외 대학, 창업 유관기관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연속성 있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축사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대학발 딥테크 창업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AI와 로봇을 비롯한 신산업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지속 발굴하고, 대학 내 유망 기술의 사업화 지원은 물론 연구개발과 민간투자,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도록 혁신 창업가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아시아 주요 대학들이 육성하고 있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각자의 기술력을 뽐냈다. 사람처럼 촉감을 느끼는 로봇부터 스스로 작업장을 누비는 자율주행 중장비, 버려지는 금속 조각을 다시 원료로 만드는 기술까지 한국과 중국, 홍콩, 일본의 유망 스타트업 11곳이 참여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가 진행됐다.

가장 눈길을 끈 분야는 피지컬 AI였다. 이번 행사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한 홍콩 다이몬로보틱스는 로봇에 사람 손과 같은 ‘촉각’을 더했다. 자체 개발한 카메라 기반 촉각센서는 힘과 단단함, 질감, 마찰 등을 감지한다. 회사 측은 센서가 1㎠당 4만개 이상의 감지 단위를 갖추면서도 두께는 5㎜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센서에서 얻은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도록 해 정밀 조립이나 물체 조작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서울다이나믹스는 AI를 ‘중장비’에 입혔다. 공장처럼 정돈된 공간이 아니라 조선소와 건설현장 등 복잡한 환경에서 스스로 움직이며 일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최대 3톤을 운반하는 로봇 등을 개발했고 일본 야마토홀딩스에도 제품을 공급했다. 올해 약 600만달러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매출 3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일본 선메탈론은 공장에서 버려지던 금속 칩에 주목했다. 자체 가열 기술을 이용해 기계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 조각을 불순물이 적은 재생 원료로 바꾼다.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도요타·코마츠·일본제철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하루 처리능력도 최근 100㎏에서 2톤으로 늘렸으며 연말까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니시오카 가즈히코 선메탈론 공동창업자 겸 CEO는 “금속 공급망을 자국 안에서 확보하는 것은 이제 각국의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며 “공장에서 버려지던 금속 칩을 다시 고순도 원료로 순환하는 기술을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실의 물체를 가상환경에 구현해 로봇을 훈련시키는 로로랩스,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맥박과 호흡 등을 측정하는 파놉틱AI, 별도의 태그 없이 게이트를 걸어 지나가기만 해도 인증이 이뤄지는 일본 시누미 등이 기술을 선보였다. 행사 참석자들은 연구실에서 출발한 기술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고, 다시 투자와 사업 협력을 모색하는 아시아 대학 창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었다는 반응들을 남겼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