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게임사 127곳 도쿄행…日 공략 총출동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7일, PM 07:31

[도쿄(일본)=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한국 게임사들이 일본으로 대거 몰려갔다. 넥슨·넷마블·엔씨(NC)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부터 중소·인디 개발사까지 한국 기업 127곳이 올해 도쿄게임쇼(TGS)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무려 50곳 늘었다. 중일 관계 경색으로 중국 게임사들이 대거 빠진 자리에 한국 게임사들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6(TGS 2026)’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행사 참가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6(TGS 2026)’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행사 참가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에는 한국 기업 127곳이 참가했다. TGS 운영에 참여하는 이구치 데쓰야 닛케이BP 사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출전 기업의 절반 이상이 해외 기업으로, 국가·지역도 53개로 확대됐다”면서 “특히 국가별로 보면 한국에서 무려 127개사가 참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251270), 엔씨(NC(036570))가 모두 참가했고 스마일게이트도 2년 연속 전시장을 찾았다. 규모뿐 아니라 IP(지식재산권) 면에서도 일본 만화 원작부터 글로벌 흥행 IP, 자체 IP까지 면면이 다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공동관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마련한 부산공동관 등에서도 중소·인디 게임사가 참여했다.

차민서 넥슨게임즈 PD(왼쪽),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 (사진=넥슨게임즈)
차민서 넥슨게임즈 PD(왼쪽),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 (사진=넥슨게임즈)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과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를 출품했다. 특히 파레이돌리아는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대표 서브컬처 IP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의 차기작이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은 “블루 아카이브와는 다른 새로운 IP”라면서 “SD가 아니라 LD(실제 사람과 비슷한 7~8등신 캐릭터), 생활에서 느끼는 편안함 같은 부분이 새롭다”라고 소개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지난해 첫 참가에 이어 2년 연속 TGS를 찾았다.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을 선보였다.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의 넷마블 부스 현장(사진=안유리 기자)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의 넷마블 부스 현장(사진=안유리 기자)
지난해 TGS에 처음 단독 부스로 참가한 넷마블은 올해 부스와 출품작을 확대했다.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펄 인 블루’ 등 3종이다.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일본 만화 기반 IP로, 넷마블이 일본 현지 시작 공략을 위해 2022년부터 제작위원회에 참여해 투자했다.

17일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엔씨·디나미스 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에서 모델이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17일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엔씨·디나미스 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에서 모델이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엔씨는 자사가 퍼블리싱하고 디나미스원이 개발하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선보였다. 현실과 마법이 공존하는 가상의 도쿄를 배경으로 한 ‘신전기 마법 RPG’로, 서정적인 작화를 특징으로 한다.

NHN(181710)은 일본 모바일 게임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참가해, 향후 출시 예정인 신작 ‘환상 세계의 푸치포용’을 포함해 7개의 게임을 선보였다.

◇넥슨게임즈 vs 엔씨·디나미스원, 마주한 부스 경쟁 눈길

17일 '도쿄게임쇼 2026(TGS 2026)' 현장에서 넥슨게임즈 '파레이돌리아' 부스와 엔씨·디나미스 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17일 '도쿄게임쇼 2026(TGS 2026)' 현장에서 넥슨게임즈 '파레이돌리아' 부스와 엔씨·디나미스 원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한국 게임사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전시장에서는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와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부스가 나란히 마주보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디나미스원은 넥슨게임즈에서 블루 아카이브 개발에 참여했던 박병림 대표 등이 퇴사한 뒤 설립한 개발사다. 넥슨게임즈와 디나미스원은 이후 개발자료 반출 의혹을 두고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임종규 디나미스원 디렉터는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개발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처음부터 시작해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B2B 영역에서도 한국 게임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네오위즈(095660)는 TGS 개막을 앞두고 일본의 전통적인 RPG 게임사 니혼팔콤과 ’영웅전설3 하얀마녀‘ IP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게임 AI 전문기업 앵커노드가 올해 TGS B2B AI 파빌리온에 참가했다.

◇국제 게임쇼 휩쓰는 중국, 도쿄는 패스…일 전통 IP 경쟁력 강조

이번 한국 게임사의 행보는 악화된 중일 관계 속 중국의 빈자리를 채우는 TGS 주최 측의 필요와도 맞았다. 올해 TGS에 참가한 중국 본토 기업은 7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2곳에서 40곳 줄어 35.7% 감소했다. 홍콩 기업도 지난해 18곳에서 올해 2곳으로 급감했다.

불과 한 달 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던 것과도 다른 모습이다. 중국 게임사들이 빠지면서 비즈니스 데이 전시장은 지난해 대비 상대적으로 덜 붐볐다.

행사장 전체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올해 참가 기업은 53개 국가·지역 1138개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존 마쿠하리 멧세 전시홀 1~11과 국제회의장뿐 아니라 TKP 도쿄베이 마쿠하리홀까지 행사 공간을 확대했다.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 다른 국가 참여가 늘었다.

일본 게임사들은 오랜 기간 축적한 IP를 앞세워 안방을 지켰다. 세가·아틀러스는 TGS 기간 ’스트레인저 댄 헤븐‘, ’페르소나4 리바이벌‘, ’크레이지 택시 월드 투어‘, ’토탈 워: 워해머 40,000‘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기간 팬덤을 축적한 기존 IP와 새로운 작품을 함께 선보이며 일본뿐 아니라 해외 이용자의 관심을 끌었다.

韓 게임사 127곳 도쿄행…日 공략 총출동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거장으로 불리는 요시다 슈헤이 요스트(Yosp) 대표는 “올해 일부 중국 부스가 빠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행사 규모가 크고, 한국과 인디 게임의 저력이 대단하다”면서 “올해 TGS 2026에서 수상한 한국 인기 게임 중 ’인터스케이프‘를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가 일본 게임 개발 현장의 중요한 화두가 된 점도 올해 달라진 점이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B2B 전시장에 AI 파빌리온이 마련된 가운데,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는 이날 회원사 중 85.8%가 AI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쓰지모토 하루히로 CESA 회장은 “최근 일본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을 일본의 성장 분야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게임은 단순한 오락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이자 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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