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은 2018년부터 딥러닝 기반 판독 시스템을 구축해 척추·무릎관절·요로결석 영상의 AI 판독 결과를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해 왔고, 검증을 마친 무릎관절(퇴행성관절염) 분야부터 실제 심사 업무에 적용했다. 향후 척추·요로결석 등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크레스콤 정량적 인공지능 무릎 관절염 심각도 평가 솔루션
◇◇무릎은 크레스콤, 인프라는 딥노이드…공급 구도 추정
심평원은 어떤 기업의 알고리즘을 쓰는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공급 구도는 상당 부분 좁혀진다.
무릎 분야의 유력 후보는 근골격계 AI 기업 크레스콤이다. 크레스콤은 심평원 '무릎 관절염 보험 급여 심사 지원 시스템' 구축 사업에 선정돼 KL(켈그렌-로렌스) 등급 자동분석 AI 'MediAI-OA'를 구축했고, 해당 솔루션이 심평원 무릎 관절염 급여 심사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MediAI-OA는 KL 등급과 골극 형성 여부, 관절간격 감소 정도를 정량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2024년 4월 2등급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받았다. 올해 6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허가도 획득했다. 이번 무릎관절 적용의 핵심 엔진이 MediAI-OA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는 이유다.
영상 인프라 단에서는 딥노이드(315640)가 거론된다. 심평원은 AI 영상 저장·전송 시스템 구축에 딥노이드의 AI 영상 판독지원 솔루션 '딥팩스'를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딥노이드가 척추 질환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평원이 예고한 척추 분야 확대 국면에서 추가 수혜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루닛(328130), 뷰노(338220) 등 AI영상진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국내 매출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진짜 변수는 '요양기관 방어 수요'
수혜 논리의 핵심은 심평원 조달 자체가 아니다. 심평원 용역 규모는 통상 수억원대로 상장사 실적을 움직이기 어렵다.
주목할 경로는 요양기관 쪽이다. 인공관절 치환술 등 주요 급여 기준은 KL 등급·관절간격 같은 영상 지표에 연동돼 있다. 심평원이 동일한 AI로 청구 영상을 일괄 선별하기 시작하면, 병·의원은 삭감을 피하기 위해 같은 기준으로 청구 전 자체 검증에 나설 유인이 생긴다. 심사기관이 쓰는 잣대를 의료기관도 사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국내 영상 AI에 처음으로 '수가 없이도 팔리는' 내수 수요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가기관 레퍼런스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심사에 채택된 이력은 해외 공공입찰과 대형병원 영업에서 강력한 근거로 쓰인다.
다만 제도적 병목은 여전하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AI 의료기기 549건 가운데 통합심사를 거쳐 정식 급여 대상이 된 것은 28건, 평가유예로 한시 급여가 적용된 것은 21건에 그친다. 나머지 91% 이상은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되지 못한 상태다.
AI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심평원이 축적 데이터로 모델을 자체 고도화하는 구조라는 점도 공급사 종속도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심사 강화가 의료기관 급여 매출을 줄여 AI 도입 유인을 되레 깎을 가능성 역시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