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기존 흥행 공식 안 통해…새로운 게임 필요”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0일, PM 02:36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통하던 흥행 공식이 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북미 기업의 레이 오프 등 게임 업계가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완전 새로운 게임을 보여드려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18일 도쿄게임쇼(TGS)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18일 도쿄게임쇼(TGS)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김형태 시프트업(462870) 대표는 18일 도쿄게임쇼(TGS)에서 글로벌 게임 시장의 현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글로벌 성공을 거둔 펄어비스(263750)의 ‘붉은사막’을 경험한 뒤 이용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게임 개발 철학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붉은사막을 보면서 이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는 열과 성을 다해서 능동적 플레이를 해 나간다”며 “이용자는 현명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게임이 이용자 여러분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기보다 이용자에게 도전하는 느낌으로 다가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래야 여러분들이 파고들 만한 그런 게임이 되지 않는가를 붉은사막을 보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은 변화하는 시대 환경 속, 이용자를 더 폭넓게 만나기 위해 플랫폼의 경계도 넓히고 있다. 시프트업은 올해 TGS 현장에서 세가·아틀러스 부스를 통해 ‘스텔라 블레이드 컴플리트 에디션’ 닌텐도 스위치2 시연 버전을 처음 공개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오는 11월 6일 스위치2 버전을 출시해 새로운 이용자층을 공략한다. 스텔라블레이드는 2025년 6월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PC 버전을 합쳐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한 작품이다.

김 대표는 “플랫폼을 넓혀갈수록 새로운 이용자분들이 많이 이 게임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앞으로 개발 전략에서도 이런 멀티 플랫폼에 대한 접근이 긍정적으로 고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치2 버전은 거치형과 휴대형 모드에서 기존 액션의 감각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부분의 구간에서 초당 60프레임을 구현했으며, 일부 구간에서도 50프레임 안팎을 유지하도록 최적화했다. 컨트롤러의 반응과 피드백도 기존 콘솔과 유사하게 구현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18일 도쿄게임쇼(TGS)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프트업)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18일 도쿄게임쇼(TGS)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프트업)
향후 차기작의 출시 플랫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스위치2 버전을 개발하며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기술력이 있고 이용자가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다는 스탠스를 취하려고 한다”며 “다만 그게 게임을 희생해서까지 가야 된다고 한다면 저희는 아마 게임을 좀 더 우선시하게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체 퍼블리싱 역량도 키우고 있다. 시프트업은 1년여 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자체 개발작과 자회사 언바운드가 개발하는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 유통을 직접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정판이나 일부 지역의 패키지 유통은 전문성을 갖춘 외부 업체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 피할 수 없는 시대 변화”

인공지능(AI)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 변화로 바라봤다. 다만 최근 후속작 ‘블러드 레인’ 캐릭터를 활용한 AI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온 데 대해서는 사과했다.

김 대표는 “AI 활용에 관한 내부 연구 결과를 정식 콘텐츠로 발표하면서 실험과 실제 게임 콘텐츠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면서 이어 “블러드레인을 사랑해 주셨던 분들께 좀 당황스러운 실험의 결과를 보여드리게 돼서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AI는 어떤 형태로든 쓰게 될 거고 그렇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잘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잘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불러온 하드웨어 시장의 변화도 게임업계가 마주한 과제로 꼽았다. 김 대표는 “(콘솔 가격 인상으로) 이용자들이 높은 가격대를 지불하고 게임을 즐겨야 되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의 발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곳이 또 게임업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김 대표는 AI 기반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 장기적으로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DLSS 5’에도 주목했다. DLSS 5는 엔비디아가 2026년 9월 출시한 실시간 그래픽용 생성형 신경망 렌더링 기술이다.

그는 “퀄리티를 올리는 게 소프트웨어의 개선이지 하드웨어 업데이트가 아니게 될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픽셀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하드웨어의 의존도를 낮추는 형태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LSS 5가 창작자의 결과물을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개발자 친화적으로 아트 디렉션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게 나온다면 꽤 흥미로운 기술이 되지만, 근본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대가 바뀌더라도 게임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 초기, 회사에 직원 월급을 3개월가량 지급할 자금만 남았던 시기도 있었다. MMORPG를 개발하면 회사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시프트업은 뚝심 있게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이 틀리지 않은 길이었단 걸 알려준 건 바로 이용자 여러분들의 선택이었다”며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들이 나오면서 한국 게임계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 이것은 이용자 여러분들께서 바꾸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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