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로봇 기업들은 시각 정보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피지컬 AI에 음향과 촉각 등 다양한 감각 정보를 결합하고 있다. 로봇이 주변 상황을 여러 방식으로 파악해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르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멀티모달 AI 시장이 2025년 29억9000만달러(약 4조1561억원)에서 올해 38억5000만달러(약 5조3515억원)로, 2031년에는 135억1000만달러(약 18조2229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슈퍼브에이아이의 AI 영상분석 솔루션이 이동식 크레인·고소작업 현장에서 안전고리 체결 여부와 신호수 위치, 크레인 아웃리거 등을 인식하는 예시 화면 (사진=슈퍼브에이아이)
LG AI연구원 컨소시엄에 참여한 슈퍼브에이아이는 ‘K-엑사원’에 비전 AI 기술을 더하고 있다. 텍스트 중심 AI를 이미지와 영상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AI로 확장하는 역할이다. 향후에는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비전·언어·행동(VLA)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슈퍼브에이아이가 개발한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는 자연어로 원하는 물체를 찾을 수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 ‘헬멧을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대상의 위치를 찾아내는 식이다.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와 결함 검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음향 AI 기업 디플리는 로봇에 ‘귀’를 더하고 있다. 로봇의 커넥터 체결 공정에서 비전 AI가 체결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이어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AI가 분석한다. 디플리의 ‘리슨 AI’는 이 과정에서 진성 불량 탐지율 99.9% 수준을 구현했다.
로봇의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는 예지보전에도 활용된다. 로봇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소리와 진동을 함께 분석해 관절과 모터 등의 이상 징후를 미리 찾아내는 방식이다.
디플리는 산업통상부 지원을 받는 영유아 돌봄 로봇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영유아의 울음과 옹알이 등 소리와 영상 정보를 함께 분석해 안전 관리와 돌봄에 활용한다.
위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알렉스’가 리얼월드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기술을 적용해 마우스를 집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리얼월드)
RLDX-1은 위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상체 플랫폼 ‘알렉스’를 비롯해 프랑카의 로봇팔, 엔액틱의 오픈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되고 있다. 리얼월드는 이를 바탕으로 물리 정보를 폭넓게 이해하는 ‘4D+ 월드모델’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멀티모달 AI가 피지컬 AI와 결합하면서 로봇이 받아들이는 정보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메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리를 듣고 촉각을 느끼며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방향이다. AI가 ‘보고 듣고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로 행동하는 흐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모도르인텔리전스는 보고서에서 “서로 다른 데이터 간 추론 기술의 발전이 멀티모달 AI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열고 있다”면서 “제조 현장에서도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면서 더 풍부한 맥락 이해와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