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우정사업본부가 14년째 운용 중인 ‘집배업무강도 진단시스템’을 바라보는 현장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국회 등에서 잇따라 철폐를 요구했지만, 집배원들의 노동을 초 단위로 쪼개어 통제하는 산정 체계는 올해도 여전히 현장을 매어두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국정감사 지적사항 이행현황’ 등에 따르면, 우본은 집배업무강도 진단시스템을 폐지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그대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당 시스템의 폐지 요구가 거세게 일었음에도 1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2012년 도입된 집배업무강도 진단시스템은 집배원의 모든 노동을 세부 단위로 나누고 획일적인 표준시간을 부여해 업무량을 산정한다. 롤팔레트를 이동시키고 소포를 바구니에 옮기는 작업은 5초, PDA 스캔 후 소포를 내려놓는 작업은 무게에 따라 30초에서 49초 등 실제 노동을 초 단위로 환산해 계량화한다.
하지만 폭염과 폭설, 계단과 고층 건물 등 예상치 못한 현장 변수가 빈번한 상황에서 집배원들의 노동을 단순한 ‘숫자’로만 치환하는 방식은 현장의 노동강도를 과도하게 몰아붙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날씨나 지형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표준시간에 맞추도록 압박하는 관리가 노동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본 측은 시스템을 보완·개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업무항목에 적용되는 산정시간을 소폭 조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집배업무강도를 산정하는 근본적인 방식이나 틀 자체를 바꾼 것이 아니어서 현장의 체감 변화는 전무하다.
더욱이 우본은 이미 지난 2020년 노조와 합의해 해당 시스템을 폐지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존 틀을 유지한 채 ‘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시한부 운용을 이어가고 있다.
이훈기 의원은 “14년 전 도입된 초 단위 산정체계를 일부 손보는 것으로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집배원을 숫자로 관리하는 비인간적인 노동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한 집배환경과 실제 노동여건을 반영할 수 있도록 현행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