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가 22일 ‘플랫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반면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의 기업가치 격차는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알파벳(구글)과 네이버의 시가총액 격차는 2020년 약 27배에서 2026년 약 175배로, 애플과 카카오는 같은 기간 약 71배에서 426배로 확대됐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2022년 기업가치 급락 이후 AI 선도전략으로 복수의 성장축을 확보한 것과 대비된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플랫폼은 AI 기술을 이용자와 기업의 실제 수요에 연결하고,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다시 모델 개선과 인프라 투자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플랫폼을 “AI 활용 수요에 기반한 자생적 AI 산업성장을 이끄는 성장엔진”으로 규정했다.
국내에서도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국내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가운데 AI 기술을 개발·활용하는 기업은 50.2%다. 이 가운데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은 91.4%, 직접 개발 중인 기업은 34.0%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쟁은 서비스·데이터·AI 모델·반도체·클라우드를 묶은 ‘풀스택’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구글 등 빅테크는 서비스에서 얻은 데이터로 모델을 개선하고 자체 인프라로 비용을 낮춘 뒤 다시 이용자를 확보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고 있다.
이 박사는 국내도 인프라-모델-데이터-플랫폼-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하고 국내 플랫폼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정책적으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규제 역시 기업 규모 자체보다 실제 경쟁제한 행위와 생태계 혁신 저해 여부를 중심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크다고 일괄 규제”…시장실패부터 따져야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직접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실제 시장실패와 규제 공백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등 기존 규제가 이미 작동하는 만큼 플랫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의무 부과는 서비스 다양성과 혁신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규제가 필요할 정도의 시장실패가 있는지 △플랫폼과 규제기관 간 정보 격차와 해외 사업자 문제를 넘어 실제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플랫폼별 특성을 무시한 일괄 규제가 이용자 후생에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이용자 선택권과 자율규제를 제시했다. 알고리즘 추천 등 서비스 이용 방식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 변화가 빠른 영역에서는 개발자·사업자·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규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선 교수는 “AI 전환을 주도하거나 매개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가능성을 막지 않는 범위에서 규율을 설계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톱다운 방식보다 서비스별 특성과 실제 위험 수준에 맞춘 규율과 이해관계자 참여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