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네이버, 칼 갈고 왔다”…‘프론티어급’ 사이버보안 AI 나온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PM 07:13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사이버보안 인공지능(AI) 개발에 제대로 칼을 갈고 나왔다. 정부가 기대했던 수준을 넘어 ‘프론티어급’에 가까운 보안 특화 AI 모델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사이버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 착수간담회를 열고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 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 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이버클라우드와 LG(003550) AI연구원 등은 그래픽처리장치(GPU) 4512장과 약 830테라바이트(TB) 규모의 보안 데이터를 활용해 공격과 방어에 각각 특화된 700B급 AI 모델 2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네이버가 칼을 갈고 들어온 것 같다”며 “특화 모델 수준이 아니라 프론티어급에 준하는 특화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빨라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자체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어느 정도의 프론티어 모델과 사이버 안보에 특화된 모델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이버보안에 특화된 모델을 누구보다 빨리 만들어낸다면 지금 당면한 여러 이슈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격·방어 AI 함께 키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컨소시엄 참여기관 33곳과 협력기관 8곳 등 총 41개 기관이 참여한다. 데이터 수집·처리와 모델 개발, 평가·검증, 현장 실증·확산 등으로 역할을 나눠 앞으로 10개월 동안 개발부터 실증까지 진행한다.

컨소시엄은 공격과 방어에 특화된 두 개의 AI 모델을 동시에 개발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는 사이버 공격을 탐지·분석하고 대응하는 ‘디펜시브(방어)’ 능력을 강화한다. LG AI연구원의 K엑사원 2.0은 애플리케이션과 소스코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오펜시브(공격)’ 역할을 맡는다.

두 모델은 서로를 상대로 훈련한다. 공격 모델이 소스코드 취약점과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찾아내면 이를 방어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방어 모델이 대응책을 마련하면 다시 공격 모델이 이를 뚫도록 학습하면서 양쪽 성능을 함께 끌어올린다.

투입되는 컴퓨팅 자원도 상당하다. 정부가 엔비디아 B200 GPU 256장을 제공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보유한 B200 4000장을 투입한다. LG AI연구원도 H200 256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GPU 4512장 규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 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 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미 지난 8월부터 B200 4000장을 활용해 보안 특화 하이퍼클로바X를 처음부터 새로 학습하는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K엑사원 2.0 750B MoE(전문가 혼합) 모델을 기반으로 추가 학습을 진행해 공격 역량을 강화한다. 최종적으로 양사가 개발할 보안 특화 모델은 각각 700B급 MoE 규모를 목표로 한다.

학습에 활용할 보안 데이터는 약 830TB를 우선 확보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LG CNS(LG씨엔에스(064400))가 보유한 위협·운영 데이터에 컨소시엄 참여기관들이 제공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와 보안 산업 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더한다. 원천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자동 가공하는 데이터 전처리 체계도 구축한다.

김진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41개 기관이 원팀이 돼 검증된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겠다”며 “GPU 4512장을 즉시 가동하고 국가급 실데이터로 학습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전력·반도체·방산서 실증…모델은 오픈소스로

개발한 모델은 실제 국가 핵심시설과 산업 현장에 투입된다. 금융과 전력, 과학기술, 통신, 반도체,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에서 실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고객사와 LG그룹 계열사도 실증에 참여한다.

국내 보안업체의 기존 제품과도 연결한다. API와 SDK, 보안 에이전트 형태로 연동해 AI 취약점 진단과 사이버 공격 대응, 침해사고 조사 등을 수행하는 국산 AI 보안 제품군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공공·국방 등 외부와 단절된 폐쇄망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보안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취약점 점검을 지원하고 국내 보안기업이 해당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AI 보안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네이버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도 제공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이나 공공, 통신망과 관련된 중요 정보는 해외로 유출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데이터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AI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통제권 아래에 있는 보안 특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결과물을 네이버클라우드나 참여기관들만 독점하는 식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보안기업과 정부·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에서도 널리 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품질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단순히 구호나 선언이 아니라 10달 뒤에는 진짜 실력으로 여러 벤치마크 점수와 검증을 통해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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