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똑딱이 없다…가변조리개 품은 스마트폰의 진화[잇:써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6일, AM 07:02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사진=애플)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사진=애플)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0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애플의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였다. 신제품 발표회의 맨 마지막 순서로 등장했기에, 그 앞서 진행된 타 라인업의 변화도 차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현장 발표를 지켜보며 ‘아이폰 듀오’는 300만 원대를 뛰어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개인적으로는 첫인상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먼저 공개된 ‘아이폰 18 프로(맥스)’ 라인업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새로 탑재된 ‘가변 조리개’ 기능이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수년째 화소 수와 센서 크기만 키우며 광학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애플이 내놓은 물리적 조리개 제어 카드는 그 자체로 테크 씬의 커다란 화두였다.

지난 18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아이폰 18 프로 맥스를 수일간 직접 사용해 볼 기회를 얻었다. 카메라 메뉴에 새롭게 자리 잡은 f/1.48부터 f/4.0까지의 4단계 가변 조리개 설정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해당 메뉴를 조절하자 메인 렌즈의 구조적 변화가 눈으로 명확히 확인됐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6개의 블레이드가 정밀하게 맞물려 움직이며 빛의 양을 조절하는 모습은 신기함을 넘어 경이로움까지 자아냈다.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구조. (사진=애플)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구조. (사진=애플)
실제 촬영 현장에서 가변 조리개의 진가는 확연히 드러났다. 저녁 무렵 어둑한 실내나 조명이 어두운 카페 코너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 조리개를 f/1.48까지 최대로 개방하자, 노이즈를 억제하면서도 배경과 피사체의 솜털까지 선명하게 포착되는 안정적인 셔터 스피드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카메라 앱에 새로 탑재된 ‘프로 컨트롤(PRO Controls)’ UI는 전문가급 촬영 환경을 제공했다. 화이트 밸런스와 히스토그램을 확인하고, 셔터 스피드나 조리개 값을 수동으로 미세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단 편집 버튼을 통해 자주 쓰는 기능의 위치를 직접 설정할 수도 있었다. 이를 활용해 야경을 담아보니 소프트웨어 효과가 아닌 물리적인 조리개 구조를 통해 만들어지는 선명한 빛 갈라짐(스타버스트) 효과가 정교하게 포착됐다.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사진=애플)
아이폰 18 프로 가변조리개. (사진=애플)
◇조리개를 직접 바꿔보니…사진 결과물이 달라졌다

기본 설정인 ‘오토(Auto)’ 모드에서도 애플의 섬세함이 돋보였다. 소비자가 복잡한 광학 이론을 몰라도 고성능 뉴럴 엔진과 AI 머신러닝이 장면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조리개 값을 자동으로 맞춰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조리개를 조작하면 하드웨어 단의 광학 심도 제어에 더해, 필요에 따라 인물 사진 모드의 보케(아웃포커싱) 효과까지 소프트웨어로 겹쳐 연출할 수 있어 표현의 깊이가 달랐다.

낮 시간대 야외 촬영이나 실생활 응용에서도 성능은 놀라웠다. 피사체 간 거리 차이가 큰 단체 사진(그룹 샷)이나 풍경을 담을 때 조리개를 f/2.8이나 f/4.0으로 조여주면, 기존 폰카 특유의 어색한 소프트웨어 블러 처리가 아닌 광학적 피사계 심도를 활용해 프레임 안의 여러 인물과 피사체를 넓은 범위에 걸쳐 또렷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반대로 인물이나 반려동물을 근접 촬영할 때 조리개를 열어주면 피사체에만 강하게 집중되는 연출이 가능했다. 햇살이 비치는 실내에서 촬영한 사진에서는 광학적 피사계 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배경이 매끄럽게 정리되고 피사체의 털 한 가닥 한 가닥과 또렷한 눈망울이 입체감 있게 살아났다.

아이폰 18 프로 맥스로 촬영한 이미지. (사진=한광범 기자)
아이폰 18 프로 맥스로 촬영한 이미지. (사진=한광범 기자)
소프트웨어적인 인위적 테두리 잘림 없이 자연스러운 아웃포커싱과 광량 확보가 동시에 이루어져 마치 미러리스 단렌즈로 촬영한 듯한 고품질의 결과물을 완성했다. 조리개를 조여 초점이 맞은 피사체뿐 아니라 앞뒤의 피사체와 배경까지 또렷하게 살려내는 모습을 보며 ‘스마트폰 카메라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턱밑까지 쫓아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동영상 촬영 성능도 눈에 띄게 진화했다. 가변 조리개 탑재로 영상 자체의 기본 퀄리티와 정교한 깊이 정보 저장이 가능해지면서, 일반 비디오 모드로 먼저 촬영을 마친 뒤에도 후편집을 통해 ‘시네마틱 모드’를 추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피사체의 얼굴을 더블 탭하면 앵글 밖으로 나갔다 돌아와도 정밀하게 추적해 배경을 날려주는 ‘오토 트래킹’ 기능까지 더해져 피사체 집중도가 높은 영상 연출이 한층 쉬워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인 애플의 가변 조리개 도입은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삼성전자가 갤럭시 S9 시리즈를 통해 선도적으로 시도했던 메카닉 가변 조리개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제조사들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형 카메라와 가변 조리개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면서 이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변 조리개,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의 새 변수

물론 이러한 흐름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카메라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대형 렌즈와 가변 조리개를 적용해 온 행보를 애플이 뒤따라간 측면도 존재한다.

샤오미 17 울트라로 촬영한 이미지. (사진=한광범 기자)
샤오미 17 울트라로 촬영한 이미지. (사진=한광범 기자)
다만 애플의 이번 가변 조리개 기술은 중국 제조사들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대형 카메라 모듈과 대형 센서, 다양한 광학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카메라 성능을 강화해 온 중국 프리미엄폰과 달리, 애플은 기존 아이폰의 외형과 카메라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가변 조리개 구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애플 역시 이번 기술에 자사의 고도화된 엔지니어링 역량이 집중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카이안 드랜스 애플 월드와이드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가변 조리개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얇은 6개의 레이저 컷 블레이드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블레이드는 질량, 유연성, 내구성의 올바른 균형을 위해 특수 폴리머 복합재로 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다시 광학을 바라보다

샤오미 17 울트라, 애플 18 프로 맥스. (사진=한광범 기자)
샤오미 17 울트라, 애플 18 프로 맥스. (사진=한광범 기자)
그럼에도 샤오미 17 울트라 등 가변 조리개를 탑재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은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샤오미 17 울트라의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에도 불구하고, 사진 애호가들이 흠모하는 카메라 브랜드인 ‘라이카’와의 깊은 협업과 뛰어난 카메라 성능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꾸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백만 원대 라이카 카메라는 부담스럽지만, 라이카 특유의 색감과 사진 스타일을 훨씬 저렴한 180만 원대 스마트폰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실제로 샤오미 17 울트라로 직접 촬영해 봤을 때도, 특유의 명암 대비와 매끄러운 흑백 질감, 깊은 피사계 심도가 선사하는 감성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라이카 고유의 색감이 가미된 필터 역시 사진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절대적인 선호도를 자랑하는 아이폰의 입지를 고려할 때, 이번 아이폰 18 프로 라인업 역시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가장 큰 이목을 끌었던 ‘아이폰 듀오’가 국내 최저가 329만 원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어, 가격 부담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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