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석·박사 따도 갈 곳 없다…수백억 들였더니 벌어진 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7일, AM 08:2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수백억원을 들여 AI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정작 배출된 인재 3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으로 육성된 AI 인재의 해외 진출도 크게 늘었다. 인재를 얼마나 많이 배출하느냐에서 나아가 국내 기업의 채용 수요와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과기정통부 AI 인재양성 사업을 통해 배출된 석·박사급 인력은 1079명이다. 이 가운데 379명(35.1%)이 미취업 상태였다.

정부의 대표적인 AI 인재양성 사업이 AI 대학원과 AI 융합혁신대학원이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주관해 선정 대학에 연구·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AI 대학원은 AI 알고리즘과 모델 등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고급 인재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학에는 연구 인프라 구축과 교육·연구에 필요한 사업비가 지원되고, 대학원생들은 장학금과 연구비, 해외 연수 및 국제 학회 참여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고성능 GPU 등 AI 연구 장비도 활용할 수 있다.

AI 융합혁신대학원은 AI 기술을 제조·의료·금융 등 다른 산업과 결합하는 인재 양성이 목적이다. 기업과 공동연구나 현장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인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정부는 선정 대학에 수년간 수십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출처=이정헌 의원실
출처=이정헌 의원실
◇AI 대학원 660명까지 늘었는데…미취업 220명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배출 인원은 빠르게 늘었다. AI 대학원 졸업생은 2023년 396명에서 2024년 485명, 지난해 660명으로 증가했다. AI 융합혁신대학원도 같은 기간 130명에서 232명, 322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인재 배출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미취업자는 AI 대학원 졸업생 220명, AI 융합혁신대학원 134명, 생성 AI 선도인재 양성 프로그램 25명으로 집계됐다.

해외로 나가는 인재도 증가했다. 지난해 AI 대학원 졸업 후 해외로 진출한 인원은 47명으로 전년 23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기업 등 글로벌 산업계에 취업한 인원은 20명으로 전년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외국인 AI 인재의 국내 정착도 저조했다. 2023~2025년 AI 인재양성 사업을 통해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 78명 중 국내 기업에 취업한 사람은 21명(26.9%)에 불과했다.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양적 확대보다 산업계 정착이 중요”

정부가 AI 인재를 양적으로 늘리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기업의 실제 채용 수요와 연결하는 데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양성한 고급 인력이 해외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교육 이후 취업과 창업까지 연결하는 사후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최근 5년간 2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국가대표 AI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했지만, 배출된 석·박사 3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핵심 인력의 해외 유출도 1년 새 2배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원 정원과 배출 규모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양성된 인재가 국내 학계와 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혁신 창업 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도록 일자리 수급 연계와 사후관리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