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TV 역사 속으로…14년 동영상 실험 끝내고 ‘클립’ 집중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PM 06:5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때 유튜브를 추격하며 네이버의 동영상 사업을 이끌었던 ‘네이버TV’가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신 짧은 영상 중심의 ‘클립(Clip)’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영상 콘텐츠 전략도 숏폼 중심으로 사실상 세대교체에 들어간 모습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2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30일 오후 3시 네이버TV 서비스를 종료한다. 2012년 ‘네이버TV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4년 만이다.

서비스 종료와 함께 동영상과 클립, 재생목록, 댓글의 업로드·수정 등 편집 기능이 중단된다. 라이브와 채널 설정 메뉴도 사라진다. 네이버TV에서 인스트림 광고는 지난 10일 이미 종료됐다.

대신 기존 네이버TV의 콘텐츠와 이용자 기반은 네이버의 숏폼 서비스 ‘클립’으로 옮겨간다. 네이버는 이달 10일부터 네이버TV 채널의 동영상·클립과 조회수, 구독자, 광고 수익 자격 등을 클립 프로필로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을 완료한 채널의 영상은 네이버TV 종료 이후에도 클립에서 계속 볼 수 있다.

클립으로 이전하지 않은 채널은 네이버TV 종료 이후 콘텐츠를 내려받아 백업할 수 있다. 이전이나 다운로드는 내년 9월30일까지 가능하며 이후 남은 채널과 콘텐츠는 삭제된다. 미정산 광고 수익은 2031년 9월30일까지 기존 방식으로 정산할 수 있다.

◇유튜브 잡겠다던 네이버TV…14년 만에 퇴장

네이버TV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에 맞서기 위해 네이버가 공을 들였던 서비스다. 2012년 네이버TV캐스트로 출발한 뒤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의 영상과 웹드라마, 스포츠, 라이브 방송 등을 끌어모으며 몸집을 키웠다.

특히 2014년부터 네이버가 동영상 사업을 크게 강화하면서 TV캐스트는 유튜브의 국내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는 선봉 역할을 했다. 당시 SBS·MBC 등 방송사 콘텐츠를 확보한 데 이어 웹드라마 등 자체 차별화 콘텐츠를 늘렸다.

2017년에는 서비스명을 ‘네이버TV’로 바꾸고 전용 앱을 내놓으며 다시 한번 유튜브에 도전장을 냈다. 영상 구독과 개인화 추천, 라이브 기능을 강화하고 방송사 콘텐츠뿐 아니라 1인 창작자까지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

이후 네이버의 영상 서비스는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 2022년 네이버TV 모바일 앱을 라이브 플랫폼 ‘나우(NOW.)’에 통합했다가 2024년 나우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다시 앱 이름을 네이버TV로 돌렸다. 그러나 불과 1년여 뒤 네이버는 영상 사업의 무게중심을 아예 클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앱부터 ‘클립’으로…롱폼 대신 숏폼 전면에

변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네이버는 2025년 8월 네이버TV 앱을 ‘클립 크리에이터’ 앱으로 변경했다. 이번에는 네이버TV 웹 서비스까지 종료하면서 기존 독립 동영상 플랫폼 체계를 사실상 걷어내는 셈이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네이버가 최근 집중 육성하고 있는 클립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클립에 창작자 전용 ‘클립 프로필’을 도입하고 숏폼 영상 조회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광고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정식 출시했다. 쇼핑과 플레이스 등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 콘텐츠를 연결해 숏폼을 검색·쇼핑·지역 정보로 이어지는 입구로 키우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서도 클립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크리에이터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편집 도구와 콘텐츠 분석 기능, 수익화 프로그램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도 클립 크리에이터를 상시 모집하며 활동 지원비와 광고·쇼핑 연계 수익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TV에 쌓인 기존 동영상과 구독 관계까지 클립으로 이전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과거 별도 목적지였던 ‘동영상 플랫폼’을 유지하기보다 검색과 쇼핑, 플레이스 등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서 짧은 영상을 소비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14년 전 유튜브를 쫓으며 출발했던 네이버의 동영상 실험은 네이버TV 종료와 함께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틱톡·유튜브 쇼츠·인스타그램 릴스가 주도하는 숏폼 경쟁에서 ‘클립’이 네이버 영상 사업의 새로운 전면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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