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우주전쟁 5년 내 현실화 가능성···유사입장국 연대해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PM 11:0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중 우주 패권 경쟁 심화, 급속한 인공지능(AI) 발전 속 사이버전쟁·위성무력화 등을 통한 다양한 유형의 우주전쟁이 5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2026 STEPI 인텔리전스 다이얼로그’를 열고, 우주를 포함해 인공지능 (AI)·바이오 등 핵심·신흥기술이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우주안보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G2 국가들이 글로벌 합의 체계 마련을 주저하는 사이 우주 분야를 비롯한 과학기술 안보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중견국·아태지역 국가처럼 유사입장국이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우주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거대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 보다 ‘위성요격무기 금지’ 조약처럼 특정 분야부터 합의해나가고, 다각도의 협력 모델을 구축해 이를 확산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우주 안보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책연구원)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우주 안보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책연구원)
◇중국 성장, 미국 의존 등이 리스크로

이날 ‘신뢰의 궤도: 아시아·태평양 우주안보 협력을 위한 핵심·신흥기술 가치 활용’을 주제로 열린 우주 분야 세션에서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APFC),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일본 미쓰비시종합연구소(MRI),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기관의 안보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위성 인프라 보호와 통신·사이버 안보를 아우르는 신뢰구축과 다자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좌장으로 나선 안형준 STEPI 연구위원은 “우주의 군사적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면서 우주안보는 더 이상 소수 강대국만의 독점 의제가 아니라 모든 국가가 직면한 현실적인 과제가 됐다”며 “위성 자산 보호와 통신 교란, 사이버 위협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시각에서 우주안보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우주안보 논의가 중요해진 이유는 중국 우주기술의 빠른 발전, 미국과 타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외교적 갈등 심화, 인공지능의 확산 등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엄태연 캐나다 APFC 방문학자는 캐나다가 직면한 우주안보 위협을 △GPS 전파 교란 등 대두 △북극 지역 의존 △구조적 의존성으로 정리했다. 엄태연 방문학자는 “GPS 전파교란, 사이버공격, 잔해를 남기지 않아 원인 특정도 어려운 위성 근접 기동 등이 실제 위협 요소”라며 “캐나다는 광활한 북극 영토에서 위성 통신·우주모니터링 등을 위한 우주자산에 크게 의존하므로 북극 지역 의존도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또 “캐나다는 G7 중 자국 발사시설이 있음에도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없는 유일한 국가”라며 “우주감시·정보 접근권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안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우주 개발 역량이 커지면서 안보 위협도 심화하는 추세다. 라제스와리 필라이 라자고팔란 호주 ASPI 레지던트 시니어 펠로우는 “중국의 우주 예산 확대와 상용위성 급증 등이 전 세계 안보지형을 약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강대국들이 새로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지배구조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부분도 위협요소로 꼽혔다. 라자고팔란 펠로우는 “새로운 우주 위협을 포괄하는 효과적 거버넌스가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우주전쟁 5년 내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 속 5년 내 국가 간 분쟁에서 위성에 대한 물리적·비물리적 공격을 포함해 우주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엄태연 방문학자는 “우주는 불확실성의 영역이기도 하다”며 “위성 기술 중에서 위성을 무력화시키는 기술들이 나올 것이고, 사이버 전자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즈마 세키네 MRI 총괄관리자는 “통신교란, 사이버 전쟁 등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우주잔해물이 특정 국가를 비롯해 국가의 위성시스템까지 목표로 할 수 있다”며 “우주 공격이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센싱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AI가 적국 위성을 타격하라고 권고하면 의사결정자가 시간을 오래 두고 기다리기 보다 즉각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복력 있는 인프라 구축···유사입장국 연대 등 해법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속에 산업계 측면에서 회복력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유사입장국 연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호즈마 세키네 관리자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상용 로봇·AI(특히 피지컬 AI) 를 활용해 장애 시에도 회복력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정부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 차원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유사입장국, 중견국 등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안보 논의를 △우주로부터 오는 서비스 지속 유지 △우주 자산 보호 △우주 접근의 공평한 보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일석 연구위원은 “유사입장국 간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부터 정보 교류 등을 통해 최대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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