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우주에 데이터센터 띄운다···국산 AI반도체·태양전지 우주서 검증”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AM 06:0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상 데이터센터는 구축하는데 전력·냉각수·부지·민원·규제 등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 중국 등 우주강국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서둘러 대응을 해야 합니다.”

K우주 데이터센터 단계별 개발 전략 및 국내 AI 추론용 반도체 활용 방안 (그래픽=김일환 기자)
K우주 데이터센터 단계별 개발 전략 및 국내 AI 추론용 반도체 활용 방안 (그래픽=김일환 기자)
이춘우 K-문샷 프로젝트 우주 분야 총괄관리자(프로그램디렉터)는 최근 세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문샷프로젝트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국산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과 우주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탐사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춘우 PD는 지난 5월 27일 K-문샷 프로젝트 12개 미션 총괄 PD로 임명된 이후,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로드맵 수립을 이끌어 왔다. 이춘우 PD는 “2028년까지 100kg급 소형 우주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누리호 7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보낼 계획”이라며 “국산 AI 반도체와 태양전지를 우주에서 실증해 산업계 성장에 도움을 주고, 2035년까지 단계별로 소·중·대형 우주데이터센터를 개발해 민간주도 개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춘우 K-문샷 프로젝트 우주 분야 총괄관리자(PD).(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춘우 K-문샷 프로젝트 우주 분야 총괄관리자(PD).(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상데이터센터 구축 한계로 우주데이터 센터 급부상

최근 AI 연산 수요 급증에 따라 지상AI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생성형AI 활용 등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지상데이터센터는 전력부족, 냉각 한계, 공간 문제, 법적 규제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춘우 PD는 “싱가포르·아일랜드·네덜란드·독일 등 해외에서는 이미 지상 데이터센터 설비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전력·냉각수 인프라가 원활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는 한순간에 멈출 수 있고, 반도체 공장처럼 입지 조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이같은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24시간 태양광 발전(전력 무한 공급)부터 우주 극저온 환경 활용에 따른 냉각 비용 감소, 모듈형 위성 추가로 공간 확장 가능 등의 장점이 있다. 특히 우주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지상으로의 데이터 저장과 처리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이나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가령 기존에는 지상국 오퍼레이터가 위성 촬영 명령을 내리고, 수테라바이트 데이터를 받아 사람이 수시간~수일 분석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궤도상에서 AI가 분석해 의미 있는 데이터만 압축해 수분 내 지상으로 보낸다. 정보 가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글로벌 기업과 투자 기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케츠’의 전망에 따르면 우주데이터센터 시장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이지만 2029년 약 17억7000만 달러(2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스타클라우드·구글·스페이스X를 비롯해 중국의 ADA Space 등의 기업이 초기 실증단계에 진입해 AI 학습부터 추론, 전력 생산 등을 위한 실증에 나서고 있다.

가령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2028년까지 AI연산장치, 대형 태양전지판 등을 갖춰 궤도상에서 AI연산을 할 수 있는 우주 데이터센터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ADA Space도 분산형 우주 AI 엣지 컴퓨팅 시대를 열기 위해 AI연산성능 등을 갖춘 위성군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소형 우주데이터센터 상상도.(사진=K-문샷 프로젝트 추진단)
소형 우주데이터센터 상상도.(사진=K-문샷 프로젝트 추진단)
◇소형 데이터센터 2028년 발사 목표···‘태양전지·AI반도체’ 우주 실증도

이처럼 경쟁이 심화하면서 태양에너지를 24시간 공급받을 수 있는 저궤도 태양동기궤도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궤도 수용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궤도 진입이 어렵게 될 수 있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엄격한 선착순 원칙, 실효적 점유 원칙에 따라 주파수 자원도 고갈될 수 있어서 우리나라의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이 요구된다.

이춘우 PD는 “우리나라는 미국·중국·유럽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AI 반도체·태양전지·방열 기술·통신 기술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이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국내 반도체·통신·태양전지 기업들의 우주 실증 기회를 주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목표로 제시한 한국형 우주 데이터센터 로드맵은 △소형(2028년) △중형(2031년) △대형(2034년) 등 총 3단계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핵심 기술 확보부터 AI서비스, AI 서비스 확산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100kg 규모의 소형 우주 데이터센터는 누리호 7차 발사를 통한 우주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국산 AI 반도체(NPU)의 궤도 검증이다. 이 PD는 “우리나라는 리벨리온·퓨리오사·모빌린트·딥엑스 등 국산 NPU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학습보다 추론에 특화돼 저전력 연산에 유리하다는 NPU의 장점을 살려 우주에서 실증한다면 글로벌 빅테크의 우주 데이터센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망 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K-문샷 우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를 ‘민간 상용화 기반 마련’으로 꼽았다. 정부 예산으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민간 기업이 사업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일론 머스크가 100만 대 우주 데이터센터를 만든다면, 우리는 그 100만 대에 들어갈 핵심 부품(AI 반도체·태양전지·방열 기술·통신 기술)을 개발·검증해 수출하는 게 현실적 목표”라며 “민간과 협력해 정부 예산이 단순 연구로 끝나지 않고, 2035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으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뿐만 아니라 예산 확보 등도 과제다. 현재 내년도 전략연구사업 예산 일부만 반영된 상황으로 연내 소형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우주청과 협력해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이춘우 PD는 “예산 증액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전 세계가 궤도 실증 경쟁을 벌이는 지금, 한국이 빠르게 추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K-문샷을 통해 한국형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가 구축하는 우주 데이터센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춘우 총괄관리자는

△1968년생 △한국항공대 항공기계공학 학사 △경상대 항공공학 석사 △충남대 항공우주공학 박사 △항공기체기술사 △한국항공우주산업(주) 선임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탐사연구센터장 △현 K-문샷 프로그램 우주미션 총괄관리자 △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국가특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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