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0부는 1일 송 회장과 임 부회장, 킬링턴이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소송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결성된 이른바 ‘4자 연합’ 내부 갈등에서 비롯됐다. 신 회장과 송 회장, 임 부회장, 킬링턴은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연합을 구성하고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의결권 공동행사 등을 골자로 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투자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양측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6월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에서 추진되던 시니어케어 사업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1차 이사회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의 협력을 전제로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조건부 안건에 이사 전원이 찬성했지만, 이후 열린 2차 이사회에서는 병원 측의 사업 참여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6 대 4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송 회장과 임 부회장, 킬링턴 측은 신 회장이 당초 합의를 뒤집어 주주 간 계약상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회장을 상대로 총 600억원의 위약벌을 청구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1차 이사회 결정 자체가 병원 측 협력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결정이었고, 이후 조건을 검토해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을 주주 간 계약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은 지난 6월까지 세 차례 변론을 거쳤으며 법원은 추가 증거 신청 없이 심리를 종결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을 봉합했던 4자 연합이 다시 갈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은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연합했지만 시니어케어 사업을 둘러싼 갈등 이후 주주 간 계약 이행 여부를 놓고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갈등은 상호 가압류로도 번졌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킬링턴은 지난해 위약벌 채권을 근거로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반대로 신 회장은 올해 임 부회장이 주주 간 계약상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했다며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억원 상당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지난 7월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가압류는 본안 판단에 앞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절차로 계약 위반 책임이 최종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 회장 측은 이번 판결과 별개로 시니어케어 사업의 투자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에 따르면 사업 투자를 주도한 폴캐피탈코리아와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인 킬링턴, 킬링턴의 업무집행자 역할을 맡은 라데팡스파트너스 등이 연결돼 있어 사업성 검토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는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해당 사업에 이해충돌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 회장 측은 “처음부터 사실관계와 법리는 분명했고 예상했던 결과”라며 “사업 투자 이해관계를 가진 주주 측이 사업 무산 이후 최대주주 개인에게 거액의 책임을 묻는 과정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와 법리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공방을 키울 이유가 없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체제가 더욱 확고히 자리 잡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