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10.01 © 뉴스1 유수연 기자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모기업의 사용자성 문제가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로 확산하고 있다. 양사 노동조합은 계열사 근로조건에 모기업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모기업이 참여하는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노조의 통합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모기업이 계열사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는지를 놓고 노사 간 시각차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 산하 네이버지회와 카카오지회는 여러 계열사를 포괄하는 노동조합으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에 통합교섭을 요구해 왔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했다.
노조 측은 IT 기업들이 사업 조직을 다수 계열사로 분리했지만, 모기업이 계열사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개별 계열사 단위 교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가 계열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위에서 교섭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노조 "통합교섭 요구 40여 일 지나도록 공고조차 안 해"
네이버지회는 지난 8월 20일 네이버 본사가 참여하는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했으나 40여 일째 교섭 요구 사실 공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이버지회는 네이버가 계열사 지분 소유 구조, 이사회 구성, 사업·매출 종속성에 더해 근로조건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네이버 사업에 종속돼 매출 100%를 네이버에 의존하는 계열사도 있다"며 "이런 회사에 대해서조차 네이버가 사용자가 아니라면 노란봉투법상 사용자가 될 수 있는 원청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는 노조 측 통합교섭 요구에 "네이버는 계열사 소속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지회는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통합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내고 네이버의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을 구할 예정이다.
오 지회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교섭을 요구하면 사용자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에는 네이버가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 공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의원은 "이번 판단은 네이버 계열사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정 노조법이 살아 있는 법인지 묻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도 개정 노조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행 실태를 면밀히 살피고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노조 "경영할 땐 공동체, 책임질 땐 다른 회사"
카카오지회도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사업 방향, 조직 개편, 계열사 매각·분할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작 노동조건과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 법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지회는 올해 여러 계열사 조합원과 공동요구안을 마련해 카카오에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카카오도 계열사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통합교섭은 모든 회사를 똑같이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를 매각하거나 사업을 종료한다면 고용 대책을 함께 논의하고 사업이 실패했을 때 고용과 임금에 책임을 먼저 전가하기보다 그룹 안에서 전환 배치와 재교육 같은 대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하는 곳에서 교섭하고 결정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며 "네이버지회와 함께 법인이라는 벽을 넘어 노동자와 회사가 함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IT산업 교섭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에 따르면 업계는 각 계열사가 독립적인 사업·경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모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모기업이 그룹 차원의 사업 방향이나 조직 재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개별 계열사의 임금·복지·고용 등 근로조건을 직접 지배·결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IT 업계에서도 모기업의 영향력을 어느 수준까지 사용자성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뚜렷한 기준이 자리 잡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계열사마다 사업 분야와 인사·보상 체계가 다른 경우 모기업이 사업 방향이나 조직 개편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계열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직접 결정한다고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네이버지회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내는 시정신청에서는 이 같은 쟁점과 관련해 네이버의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의무 여부가 다뤄질 전망이다.
shush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