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뮨은 1일(현지시간)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6)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EVO301’의 임상 2a상 추가 데이터를 공개했다. (자료=에보뮨)
◇에보뮨, APB-R3 세부 데이터 공개…임상 2a상 유효성 재확인
에보뮨은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EADV 2026) 후기구두발표(Late-Breaking Oral)를 통해 EVO301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임상 2a상 추가 결과를 공개했다.
EVO301은 에이프릴바이오의 SAFA 플랫폼에 인간 유래 인터루킨-18 결합단백질(IL-18BP)을 융합한 장기지속형 후보물질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4년 6월 에보뮨에 총 4억7500만달러(약 6558억원) 규모로 APB-R3의 글로벌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이번 임상은 성인 환자 70명을 EVO301군 48명과 위약군 22명으로 나눠 5㎎/㎏을 임상 시작일과 4주차에 총 두 차례 정맥주사(IV)하고 12주까지 유효성과 안전성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공개된 톱라인에서 1차 평가지표인 12주차 에자이(EASI) 평균 개선율은 EVO301군 55%, 위약군 22%였다. 위약 보정 효과는 33%포인트로, 4·8·12주차 모두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p<0.01)을 확보했다.
이번 EADV에서는 환자별 반응률도 추가로 공개됐다. 12주차 EASI-50 달성률은 EVO301군 63%, 위약군 23%, EASI-75는 각각 29%, 9%였다. 기존 톱라인에서 공개된 12주차 vIGA-AD 0/1 도달률도 EVO301군 22.9%, 위약군 0%였다.
◇2회 투여, 12주 효과 지속…임상 2b상선 반복 투여로 효능 ↑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투여 횟수와 효과 지속기간이다. EVO301은 0주와 4주차에 두 차례만 투여됐지만 EASI 개선율은 4주차 41%, 8주차 50%, 12주차 55%로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다. 마지막 투여 후 8주가 지난 시점까지 임상 효과가 유지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선 폭이 확대된 셈이다.
이는 알부민과 결합해 체내 반감기를 늘리는 SAFA의 설계 목적과도 일치한다. 에보뮨은 EVO301의 약동학(PK) 데이터가 월 1회(Q4W) 투여를 뒷받침하며, 향후 유지요법에서는 8~12주 간격 투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SAFA의 장기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마크 레볼(Mark G. Lebwohl)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피부과 교수는 “단 두 차례 투여만으로 4·8·12주차에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며 빠르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이번 결과는 EVO301이 향후 아토피피부염의 일선 생물학적 치료제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마커에서도 작용기전을 뒷받침하는 신호가 확인됐다. Th2 관련 지표인 CCL-17(TARC)과 CCL-22가 감소했고, 기저 TARC 수치가 높았던 환자에서는 약 75% 감소가 관찰됐다. Th1·Th17·Th22 관련 지표와 피부장벽 기능에 관여하는 IL-22도 낮아졌다.
이는 IL-18이라는 상위 염증 신호를 차단해 Th2뿐 아니라 다양한 염증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에보뮨의 가설에 힘을 싣는 결과다. 레볼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Th2뿐 아니라 다른 염증 경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토피피부염의 질환 활성도를 의미 있게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IL-18이라는 새로운 기전을 표적하면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활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양호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EVO301군 10.4%, 위약군 13.6%로 나타났다. 치료 관련 중증·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이상반응에 따른 투약 중단은 없었다. 일부 아토피피부염 생물학적제제에서 주요 이상반응으로 꼽히는 결막염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2a상은 최적 용량·용법을 찾기 전 개념입증(PoC) 단계로 EVO301을 두 차례만 투여하고 12주에 평가했다.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들의 후기 임상이 반복 투여를 거쳐 16주 전후 효능을 평가한다는 점과 시험 설계에 차이가 있다. 에보뮨은 후속 임상에서 투여량과 투여 주기를 본격적으로 최적화할 예정이다.
루이스 페냐 에보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데이터는 EVO301을 임상 2b상 용량탐색시험으로 진행할 근거가 된다”며 “2b상에서 용량을 최적화해 환자 치료효과를 더욱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 'APB-A1' 악재 딛고 SAFA 재평가
에이프릴바이오 입장에서는 이번 결과의 의미가 더욱 크다.
앞서 또 다른 파트너사인 파트너사 룬드벡은 지난 8월 APB-A1의 TED 임상에서 생물학적 활성은 확인했지만 기대한 임상적 효과에 미치지 못했다며 해당 적응증 후속 개발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주요 SAFA 적용 파이프라인의 첫 적응증 개발이 중단되면서 플랫폼의 임상 경쟁력을 보여줄 다른 사례의 중요성이 커진 상태였다.
APB-R3은 이런 상황에서 SAFA를 적용한 또 다른 신약후보물질이 실제 환자 대상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다른 SAFA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인체 대상 임상 레퍼런스가 쌓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후속 개발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에보뮨은 약 180명을 대상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의 임상 2b상을 내년 중반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주 동안 3개 투여요법을 비교하며 2주(Q2W)·4주(Q4W) 간격 투여를 탐색한다. 1차 평가지표는 16주차 EASI 변화율이며 EASI-50·75·90, vIGA, Pruritus-NRS와 BSA 등이 주요 2차 평가지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R3 기술이전으로 계약금 1500만달러(약 207억원)를 받았고 이후 임상 진전에 따라 개발 마일스톤 200만달러(약 29억원)를 추가 수령했다. 계약상 개발 마일스톤은 최대 8250만달러(약 1139억원), 상업화 마일스톤은 최대 3억7750만달러(약 5212억원)다. 향후 2b상 진입과 개발 진척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 발생 여부도 관심사다.
이번 임상 2a상은 APB-A1의 TED 개발 중단 이후 SAFA 플랫폼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줬다. 두 차례 투여만으로 위약 대비 유효성을 확인했고, 마지막 투여 이후에도 효과가 이어졌다. 약동학(PK)과 바이오마커 결과도 장기지속성과 작용기전을 뒷받침했다. 향후 임상 2b상에서 효능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APB-R3와 SAFA 플랫폼의 가치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임상 2a상은 APB-R3를 두 차례만 투여하고 12주까지 관찰해 얻은 결과로, 8회 투여하고 16주 전후에 효능을 평가한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들과 차이가 있다”며 “임상 2b상에선 보다 충분한 약물 노출과 반복투여가 이뤄지는 만큼 2a상보다 개선된 효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