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부종·암전이 억제 치료제 개발 가능성···'핵심 스위치' 찾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2일, AM 08:4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팔다리가 붓거나 암 전이와 관련된 림프관을 조절하는 핵심 단서를 제시했다.

KAIST는 김호민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상규 IBS 박사 공동 연구팀이 림프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VEGF-C’와 그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VEGFR-3’의 결합 구조를 규명하고, 이들이 모여 신호를 증폭하는 원리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KAIST와 IBS 공동 연구진.(사진=KAIST)
KAIST와 IBS 공동 연구진.(사진=KAIST)
VEGF-C가 세포 표면의 VEGFR-3에 결합하면 수용체가 활성화되고, 림프관의 형성과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VEGFR-3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루는 것이 활성화의 핵심 단계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 뒤 신호가 어떻게 더 강해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백질을 입체적으로 자세히 볼 수 있는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VEGF-C와 VEGFR-3가 결합한 구조를 살펴봤다. 그 결과,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뤄 만든 복합체들이 다시 옆으로 맞물린 구조를 확인했다. 이는 복합체들이 세포막을 따라 나란히 모이는 새로운 구조적 방식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실제 이 모임이 신호를 키우는지도 실험했다. 복합체끼리 맞닿는 부위를 바꾸거나 빛을 이용해 수용체가 모이도록 조절한 결과, 여러 복합체가 모이는 과정이 신호 증폭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림프관 생성 신호를 조절할 새로운 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림프관 생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신호를 높이고, 종양 주변에 림프관이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신호를 낮추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림프부종 치료나 암 전이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며, 실제 치료에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김호민 교수는 “림프관 생성 신호를 받는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룬 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짝이 다시 모여 신호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원리를 밝혀냈다”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림프관 생성 신호의 ‘숨은 증폭 스위치’를 찾아낸 만큼, 향후 림프부종과 암 전이 등 관련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달 9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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