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작 이 진료기록에 대해 누가 어떤 권리를 갖는지는 법에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사진=이데일리 DB
대부분의 국민이 병원을 이용하면서 방대한 의료정보가 진료기록으로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진료기록의 ‘소유권’과 ‘이용권’을 구분해 보면 더 분명해진다.
소유권은 진료기록 자체에 대해 누가 법적 권리를 갖는지를 의미한다. 보건복지부는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현행 의료법상 진료기록의 소유권 귀속 주체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환자에게는 자신의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의료인과 의료기관에는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보존·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열람할 수 있는 권리’와 ‘소유권’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환자가 자신의 기록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진료기록의 소유권이 환자에게 있다고 법에 명시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이 기록을 작성·보관한다고 해서 소유권이 의료기관에 있다고 명확히 규정된 것도 아니다.
AI 학습이나 의료서비스 개발을 위한 ‘이용권’은 또 다른 문제다.
진료기록을 누가 소유하는지와 별개로, 그 안에 담긴 의료정보를 AI 개발이나 연구에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는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활용에 관한 별도의 법적 기준이 적용된다.
특히 의료AI가 진료기록을 학습·분석하는 과정에서는 환자의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 누가 활용할 수 있는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 활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는지 등이 중요해진다.
이는 의료AI 시대에는 ‘진료기록이 누구의 것인가’뿐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이용할 수 있는가’까지 권리 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도 진료기록의 소유권과 이용에 관한 법체계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진료기록 소유권을 정한 별도의 연방법이 없고 주마다 규정이 다르다. 다수 주에서는 진료기록에 대한 권리를 병원이나 의사에게 인정하는 반면, 뉴햄프셔주는 환자에게 소유권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일본·독일·프랑스도 진료기록의 소유권을 직접 정한 의료법령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진료기록의 작성·보존 의무와 환자의 열람·사본 교부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의원은 “AI 시대로 갈수록 정보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개인의 질병 등 건강상태가 담긴 진료기록은 의료AI 발전에 활용가치가 높은 동시에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정보가 담긴 진료기록에 대해 환자와 의료기관 등이 어떤 권리와 책임을 갖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정부가 의료계와 환자단체, 개인정보·법률·AI 전문가 등이 참여해 진료기록의 소유권을 비롯한 권리와 책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