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를 하루 앞둔 6일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 기립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6 © 뉴스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우주 비행을 마치면서 한국의 우주 수송 기술은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다. 목표는 한 번 쓰고 버리는 발사체를 넘어 다시 사용할 수 있고, 더 싸고 자주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로켓이다.
누리호는 7일 진행된 5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중 9기 등 총 14기를 궤도에 올렸다. 특히 5기의 주탑재위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3단의 자세를 바꿔가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분리하는 고난도 임무를 수행했다.
다만 누리호는 3단 엔진을 다시 점화할 수 없어 서로 다른 궤도에 여러 위성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5차 발사에서도 자세를 바꿔 위성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분리했지만 여러 고도의 궤도로 각각 보내는 임무는 수행할 수 없다.
진정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다중 위성 궤도 투입은 3단 엔진의 점화·재점화를 요구한다"며 "차세대 발사체의 상단 재점화가 구현되면 임무 궤도를 달리한 다중 페이로드 투입이 가능해 발사체의 효용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탄엔진으로 바꾸고 1단 회수…상단은 재점화
누리호 다음 주자는 2030년대 국가 주력 발사체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발사체'다. 정부는 2032년까지 약 2조 2921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개발 방향을 메탄 추진제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했다. 80톤급 메탄엔진을 기반으로 1단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상단 엔진에는 재점화 기술을 적용한다.
재사용과 재점화는 각각 다른 목적을 갖는다. 1단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면 발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상단 엔진을 껐다 다시 켤 수 있게 되면 서로 다른 궤도에 위성을 투입할 수 있다.
정부는 2031년 성능검증선을 발사하고 2032년에는 달 연착륙 검증선과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목표는 저비용·다빈도 발사다. 누리호도 반복 제작과 발사를 통해 생산·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일회용 발사체인 만큼 비용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차세대 발사체에 재사용 기술을 적용하려는 것도 발사 비용을 낮추고 발사 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를 하루 앞둔 6일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 이송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6 © 뉴스1
로켓만 만들어선 상업발사 못해…민간 경험·수요가 관건
누리호의 또 다른 역할은 차세대 발사체 시대를 이끌 민간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이번 5차 발사에서는 체계종합기업의 발사 운용 참여 범위가 4차보다 확대됐다. 발사통제센터 22개 콘솔 가운데 20개 콘솔에 민간 체계종합기업 인력이 직접 운용 인원으로 참여했다.
진 교수는 "기술 이전을 통한 민간 업체의 체계종합 및 발사 통제 관련 경험 축적은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이후 민간 발사 서비스 구현에 중요한 징검다리"라고 평가했다.
민간이 기술을 넘겨받는 것만으로 상업 발사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발사체 생산라인과 전문인력을 유지하고 비용을 낮추려면 꾸준한 발사 수요가 필요하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반복 제작과 발사를 통해 민간기업에 기술과 운용 경험이 축적되고 공급망과 전문인력이 유지돼야 한다"며 "계약·보험·발사운용까지 포함해 민간기업이 실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누리호를 연 1회 이상 정례 발사하고 중장기적으로 민간 주도로 연 2~3회 이상 발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사용 발사체 운용과 다빈도 발사를 위한 제2우주센터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으로는 발사 성공 여부뿐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위성을 투입하는지, 얼마나 안정적으로 같은 발사체를 다시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민간이 제작과 운용 경험을 얼마나 축적하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가 반복 발사와 다중위성 수송 경험을 쌓았다면 차세대 발사체의 과제는 재사용과 재점화를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고 임무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여기에 민간이 직접 제작·운용하고 이를 뒷받침할 발사 수요를 확보해야 상업 발사로 이어질 수 있다.
yjr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