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SK하이퍼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1GW 규모에 100조 추산...빅테크 장기계약이 관건
정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지금까지 회사가 약 137MW(메가와트), 현재 만드는 것까지 하면 서울과 대전에서 약 300MW의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다”며 “2030년까지 5GW를 해보겠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25년간 1GW를 만들었는데 5GW를 하겠다고 하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면서도 “허황된 숫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5GW 구상의 첫 단추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 확보다. AIDC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만큼 데이터센터부터 짓고 고객을 찾는 방식으로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1GW 규모 데이터센터의 건물과 전력설비 구축에 약 20조원, AI 서버를 채우는 데 약 80조원 등 총 100조원가량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5GW를 단순 환산하면 관련 인프라와 서버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 규모가 수백조원에 달할 수 있는 셈이다.
관건은 장기 계약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부채로 조달하려면 금융기관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이퍼스케일러가 데이터센터 용량을 장기간 사용하기로 약속하는 ‘오프테이크’ 계약 등이 선행돼야 한다.
정 대표는 데이터센터 임대계약의 경우 15년 이상이 필요하고, 1GW를 20년간 사용하는 계약은 현 상면 가격 기준 약 40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맺어 금융기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10곳도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빅테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투자 유치와 금융조달의 출발점인 셈이다.
정 대표는 “시애틀도 가고 샌프란시스코도 가고 뉴욕도 가고 (관련 기업들이) 있는 곳을 계속 찾아다니면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 빅테크들과 협력을 논의하는 동시에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SK AI 데이터센터 전략(사진=윤정훈 기자
정 대표는 가격 경쟁만으로는 인도 등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국을 상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차별화 카드로 꺼낸 것이 SK하이닉스(000660)와 연계한 메모리 경쟁력이다.
AI 에이전트가 확산되고 모델이 처리해야 할 컨텍스트가 길어지면서 AI가 앞에서 읽었던 내용을 저장해두는 KV캐시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D램, SSD 등으로 이어지는 메모리 계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지금 이 업계에서 가장 큰 병목이 메모리에 있다”고 말했다.
전력과 인허가 등 정부 지원도 5GW 구상의 또 다른 축이다. GW급 데이터센터는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의 전력이 필요하고 송전망, 부지, 인허가 문제까지 동시에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도 정부와 관련 기관, SK그룹 계열사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전력과 관련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글로벌 빅테크의 장기 수요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인 뒤, 전력·부지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역량을 결합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실제로 빅테크들과 협상하고 있고 과거에는 도저히 얘기할 수 없었던 스케일의 숫자를 같이 협상하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까지 묶어 우리 그룹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AI 인프라 허브를 갖는 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