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준 입셀 부사장 “뮤콘 日 임상, 지금부터 함께 설계해야”[바이오재팬 2026]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9일, AM 06:01

남유준 입셀 부사장이 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6'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손민지 기자)
남유준 입셀 부사장이 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6'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손민지 기자)
[요코하마(일본)=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올해 ‘바이오 재팬(BIO JAPAN) 2026’은 입셀이 ‘1년 치 사람 데이터’를 들고 가는 첫 자리다.”

남유준 입셀 부사장은 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6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입셀이 이번 행사에서 찾는 파트너는 일본 판권 확보에만 관심을 두는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뮤콘(MIUChon)’의 일본 임상 설계부터 제조·품질관리까지 함께 고민할 제약사와 의료기관이 대상이다.

입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뮤콘의 일본 임상 진입 목표를 내년으로 잡고 있다. 현재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대응을 위한 사전 분석을 진행하면서 허가용 임상시험과 재생의료 관련 법에 따른 임상연구 가운데 적합한 경로를 검토 중이다.

남 부사장은 “2년 전 바이오재팬에서 일본지사 개소식을 열 당시에는 파트너링 미팅을 따로 잡지 않았다”며 “임상 데이터가 쌓인 뒤에 나서는 것이 순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사이 입셀은 뮤콘을 투여한 환자 3명의 1년 추적을 마쳤고, 30명 규모의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임상 연구에 들어갔다. 초기 사람 데이터를 갖춘 만큼 이번 바이오재팬에서는 일본 임상 개발과 세포주·질환모델 사업의 파트너를 구체적으로 찾겠다는 것이다.

뮤콘은 iPSC를 연골세포로 분화시킨 뒤 3차원 세포 덩어리 형태로 제조해 무릎 관절강에 한 차례 주사하는 동종 세포치료제다. 통증 완화 중심의 기존 골관절염 치료와 달리 손상된 연골의 구조적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입셀은 선행 투여 환자 3명의 1년 추적에서 투여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속 자기공명영상(MRI)에서는 연골 결손 부위가 줄고 손상된 부위의 연골 두께가 회복되는 양상도 확인했다.

남 부사장은 “골관절염은 위약 반응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통증 점수만으로 치료 효과를 설득하기 어렵다”며 “30명 연구에서는 위약대조·이중맹검 설계와 MRI 기반 정량 지표를 통해 구조 개선을 통계적으로 검증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권리만 넘긴다고 작동하지 않아”…계약 형태 열어두고 ‘제조·품질’에 방점

입셀이 이번 행사에서 우선 만날 상대는 뮤콘의 일본 임상을 함께 설계·수행할 제약사와 의료기관이다. 이와 함께 임상등급 iPSC 및 제조·품질관리(CMC) 지원이 필요한 세포치료제 개발사, iPSC 유래 오가노이드와 질환모델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평가하려는 제약사·임상시험수탁기관(CRO)도 주요 대상이다.

뮤콘과 관련해서는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등 계약 형태를 한정하지 않고, 파트너의 역량과 개발 단계에 맞는 방식을 폭넓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어떤 형태든 세포주와 제조공정, 품질관리 체계가 함께 이어지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포치료제는 이들 요소가 제품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좌우하는 만큼, 후보물질 권리만 떼어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개발과 상업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남 부사장은 “세포치료제는 권리만 넘긴다고 작동하지 않는다”며 “세포주와 공정, 품질관리가 곧 제품이기 때문에 계약의 이름보다 제조와 품질을 누가 어떻게 함께 책임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반만 함께 설계된다면 공동개발뿐 아니라 일본 권리에 대한 기술이전이나 옵션 계약도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셀은 이번 바이오재팬에서 일본 임상의 실시기관, 규제 경로, 제조 방식을 함께 검토할 상대를 좁혀 비밀유지계약(NDA) 아래 자료를 주고받는 단계까지 진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일본 임상은 가마쿠라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논의해왔다. 입셀은 2024년부터 쇼난 아이파크와 가까운 가마쿠라종합병원과 일본 내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뮤콘 임상 가능성을 협의했고, 지난해 말에는 현지 병원들과 임상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을 정했다.

현재는 PMDA 대응을 위한 사전 분석을 진행하면서 허가용 임상시험으로 갈지, 재생의료 관련 법에 따른 임상연구를 먼저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 경로에 따라 요구 자료와 개발 속도, 향후 허가와의 연결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남 부사장은 “30명 연구는 내년 11월 종료가 목표”라며 “그 결과가 나온 뒤에 일본 준비를 시작하면 다시 몇 년이 늦어질 수 있어, 임상 설계와 규제 협의를 지금부터 함께 시작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입셀은 2024년 9월 가나가와현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 파크에 일본지사를 열었다. 지사는 뮤콘의 일본 임상을 준비하는 창구이자 일본 제약사 대상 사업개발, 현지 규제·품질 기준 파악을 맡고 있다. 현재 쇼난 아이파크 내 사무소를 기반으로 서울 본사의 임상·규제·사업개발 인력이 현지를 오가며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임상 진입 일정에 맞춰 현지 인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남 부사장은 “서울에서 문서로 읽는 기준과 현지 병원·기업이 실제로 운용하는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며 “일본의 규제·품질 요구를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일이 지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첫 해외 임상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iPSC 기반 재생의료가 실제 사업화 단계에 들어선 시장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3월 쿠오립스의 심부전 치료제 ‘리하트’와 스미토모파마의 파킨슨병 치료제 ‘암체프리’가 iPSC 유래 제품으로는 처음 승인받았다.

남 부사장은 “일본의 강점은 제도가 실제로 작동해 본 나라라는 점”이라며 “규제기관과 병원, 심사위원회가 종양원성이나 유전적 안정성 같은 iPSC 고유의 쟁점을 실제로 심사해 본 경험이 있어 개발사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조건·기한부 승인 제도를 단순히 빠른 허가 경로로 보지는 않았다. 조건부 승인은 시판 후에도 유효성을 증명해야 하는 만큼 초기 데이터만으로 성급히 진입하기보다, 한국에서 구조 개선 가능성을 검증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오노 후속 계약까지…Cell Hub·POLAR로 일본 매출 기반 확대

입셀은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iPSC Cell Hub’와 오가노이드 기반 동물대체시험 플랫폼 ‘POLAR’를 일본 사업의 또 다른 축으로 삼고 있다.

Cell Hub는 임상등급 iPSC 세포주 공급부터 세포은행 구축, 품질시험,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제조, 공정개발, 규제 대응을 묶은 플랫폼 사업이다. 입셀은 자체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쌓은 세포주와 제조·품질 데이터를 외부 개발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지난해 7월 서울아산병원·에틱스템·셀로이드와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60억원 규모의 세포주 분양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6월 셀로이드와 에틱스템에 실제 세포주를 공급하면서 매출도 발생했다.

남 부사장은 “임상등급 세포주의 가치는 세포 자체보다 임상까지 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품질·제조 데이터 패키지에 있다”며 “외부 파트너가 세포주와 공정을 직접 사용하고 각자의 임상 심사를 받을수록 입셀 세포주의 규제 이력과 재현성 검증도 함께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POLAR는 올해 상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체결한 iPSC 기반 오가노이드 효능평가 계약은 첫 계약에 이어 후속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향후 협력 확대 가능성만 언급됐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본 제약사와의 반복 거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남 부사장은 “iPSC 종주국의 제약사가 한국 기업의 평가 플랫폼을 반복해서 쓴다는 사실은 다른 일본 기업과 대화를 시작할 때도 중요한 근거가 된다”며 “일본 제약사와 CRO를 상대로 세포소재·질환모델·임상공정 분야 협력도 논의하고 있으며, 일부는 계약 단계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입셀은 Cell Hub와 POLAR를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에 확대해 상장 전까지 연간 30억원 수준의 플랫폼 매출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는 면역 거부반응을 줄인 저면역원성 iPSC 기반 범용 세포치료제를 준비한다. 인공 적혈구는 대웅제약, 심장 치료제는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연구로 진행 중이다.

남 부사장은 “플랫폼 사업은 치료제 개발을 기다리는 동안의 단순한 보조 수익원이 아니다”며 “iPSC 치료제를 끝까지 가져가기 위한 제조·품질 기반이자, 입셀의 세포주와 공정이 외부에서 검증받는 통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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