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도 빼지 마세요”…밤새 내 몸 살피는 2g 반지[잇:써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0일, AM 08:01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잠들기 전 시계는 풀어놨지만 반지는 빼지 않았다. 밤새 손가락에 남은 오우라 링 5는 기자가 잠든 사이 심박수와 체온, 움직임을 조용히 기록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잘 잤다”는 막연한 느낌 대신 수면 성적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우라 링 5는 손가락에 계속 착용한 채 건강 데이터를 모으는 제품이다. 심박수와 심박변이도(HRV), 체온 변화, 혈중 산소포화도(SpO₂), 움직임 등을 측정해 수면·활동·준비 상태 점수로 정리한다. 화면도 버튼도 없다. 대부분의 시간에는 평범한 반지처럼 있다가 스마트폰에서 앱을 열면 밤새 모은 정보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텔스 색상의 오우라 링 5를 착용한 모습 (사진=신영빈 기자)
스텔스 색상의 오우라 링 5를 착용한 모습 (사진=신영빈 기자)
◇잘 때 존재감 줄인 2g…아침이면 ‘수면 성적표’

약 한 달간 착용하며 가장 마음에 드는 순간은 잘 때였다. 스마트워치는 손목이 답답해 밤에는 빼놓게 되곤 했는데 반지는 그런 불편이 덜했다. 기자가 평소 반지를 자주 착용하지 않는 편인데도 자다가 거슬려서 빼고 싶은 느낌이 그다지 없었다.

기자가 사용한 제품은 무광에 가까운 짙은 회색의 스텔스 색상이다. 표면 반사가 적어 일반 금속 반지보다 차분한 인상을 줬다.

오우라 링 5는 폭 6.09㎜, 두께 2.28㎜다. 오우라 링 4 대비 부피가 40% 줄었다. 무게는 사이즈마다 다르지만 최소 2g 수준이다. 전작보다 1g 이상 가벼워졌다.

아침에 앱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00점 만점의 ‘수면 점수’다. 총 수면시간과 수면 규칙성, HRV, 야간 움직임 등 데이터를 종합한다. 깊은 수면과 렘(REM) 수면, 얕은 수면이 언제 나타났는지도 그래프로 보여준다. 기자의 이날 수면 점수는 85점. 늦게 잠든 날에는 점수도 평소보다 낮게 나타났다.

수면 점수와 함께 ‘준비 상태’도 매일 점수로 제시한다. 밤새 측정한 심박수와, 체온 등을 토대로 그날 몸 상태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컨디션이 떨어진 날에는 운동 강도를 낮추거나 휴식을 권하는 식이다. 매일 아침 몸 상태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은 성적표가 돼 줬다.

오우라 링 5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신영빈 기자)
오우라 링 5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신영빈 기자)
◇9일 배터리·100m 방수…운동할 땐 여전히 불편

작아졌지만 배터리 사용시간은 늘었다. 완충하면 대략 6~9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전 버전보다 하루 정도 더 간다. 배터리가 바닥난 상태에서 충전하는 데는 약 80분이 걸린다. 평소 일할 때나 운동할 때 잠깐씩만 충전해도 충분했다.

방수 성능은 IP68이며 최대 100m 방수를 지원한다. 손을 씻거나 샤워할 때마다 뺄 필요가 없다. 이음매 없는 티타늄 내부를 적용했고 외부도 티타늄 소재다. 손가락에 계속 머무르며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제품 성격과 잘 맞는다.

국내에서 가장 익숙한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링과 비교해도 크기가 눈에 띈다. 오우라 링 5가 갤럭시 링보다 폭 1㎜, 두께 0.3㎜ 더 작고 무게도 약 0.3g 정도 더 가볍다. 안드로이드 폰만 지원하는 갤럭시 링과 달리 오우라 링 5는 아이폰과도 호환되는 점도 특징이다.

그렇다고 늘 편안한 것은 아니다. 특히 아령이나 바벨처럼 단단한 물체를 강하게 쥘 때는 반지가 손가락과 기구 사이에 눌린다. 크기가 줄어도 손에 힘을 써야 할 때는 빼는 게 편했다.

스마트워치처럼 운동 중 화면을 보며 페이스나 심박수를 확인할 수도 없다. GPS도 내장하지 않았다. 운동 기록을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워치가 낫다.

오우라 링 5 스텔스 색상 (사진=신영빈 기자)
오우라 링 5 스텔스 색상 (사진=신영빈 기자)
◇혈압 신호까지 살핀다…월 9400원 구독은 부담

최근에는 건강 이상 신호를 살피는 ‘헬스 레이더’도 국내에 도입됐다. 심혈관·호흡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소와 다른 패턴을 알려주고 야간 호흡 변화도 장기 추세로 보여준다.

혈압 신호는 수면 중 측정한 광혈류측정(PPG) 데이터를 바탕으로 혈압과 관련된 변화를 장기적으로 살피는 기능이다. 최근 30일간의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려준다. 혈압 수치를 직접 측정하거나 mmHg 단위로 표시하는 기능은 아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오우라 링 5의 국내 판매가는 블랙·실버가 63만원, 골드·스텔스·브러시드 실버·딥 로즈가 78만원이다.

상세 건강 데이터와 개인화 인사이트를 계속 이용하려면 멤버십도 필요하다. 신규 사용자는 첫 한 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후 월 9400원 또는 연 11만원을 내야 한다. 멤버십을 끊으면 준비 상태·활동·수면 점수만 확인할 수 있어 다소 활용도가 떨어진다.

갤럭시 링은 삼성 헬스의 주요 기능을 이용하는 데 별도 구독료가 없다. 놓치기 쉬운 수면과 회복 변화를 꾸준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63만원부터 시작하는 기기값에 구독료까지 더해지는 비용 구조는 부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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