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고 있다는 것도 잊었다…오우라링5와 보낸 90일[토요리뷰]

IT/과학

뉴스1,

2026년 October 10일, AM 09:02

2026.10.01ⓒNews1 김정현 기자

지난 90일간 손가락에 낀 스마트링을 벗을 일은 거의 없었다.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만큼 가벼웠다. 그사이 쌓인 수면과 심박수, 체온 변화 등의 기록은 평소 알아채지 못했던 몸 상태를 돌아보는 자료가 됐다.

핀란드 기업 오우라(Oura)가 한국 시장에 선보인 스마트링 '오우라링5'는 컨디션 및 건강 관리에 특화된 스마트 기기다. 너비 6.09㎜, 두께 2.3㎜에 무게는 2g에 불과하다. 90일간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가벼운 착용감 덕분에 건강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반지 형태의 오우라링5에는 화면도 버튼도 없다. 손가락에 끼우면 약간 두꺼운 반지로 느껴지는 수준이다. 사용하는 동안 오우라링5가 스마트링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배터리 충전도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체험 기간에는 일주일에 한 번 30분~1시간쯤 도크에 충전하면 완전 충전됐다. 최대 수심 100m 방수와 IP68 방진·방수를 지원해 손을 씻거나 샤워할 때마다 벗을 필요도 없다. 일반 액세서리 수준의 착용감과 사용 편의성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그 결과 오우라링5는 90일간 건강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기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워치보다 충전 부담이 적었고, 잠잘 때 손목에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었다.

감기몸살로 열이 올랐던 날 측정된 스트레스 수치. 높은 체온과 불편한 몸 상태를 인식해 알림을 보냈다. /뉴스1

착용 잊을 만큼 가벼워…90일간 쌓인 수면·회복 데이터

오우라링5는 저돌출 디지털 센서 돔과 고출력 적색·녹색 적외선 LED, 가속도계 등 12개 신호 경로를 통해 △심박수 △심박변이도(HRV) △호흡수 △체온 변화 △혈중 산소포화도(SpO₂) △움직임·활동 △수면 정보 등을 측정한다.

체험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날에는 측정 수치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떨어졌던 날에는 '평소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높다'는 경고를 보냈다. 체온계로 측정한 체온이 37.4도까지 올랐던 날에도 알림이 왔다.

물론 오우라링이 감기몸살 자체를 진단한 것은 아니다. 평소와 다른 생체 신호를 포착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오우라 측의 주장에 따르면 심전도(ECG) 기기와 비교한 심박수 측정 정확도는 99%, 심박수 변동성 정확도는 98%에 달한다. 수면 측정 정확도도 79% 수준이다. 이는 제조사가 제시한 수치로, 이번 체험에서 별도의 의료기기와 비교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가장 핵심적인 수면 측정 기능도 유용했다. 오우라링5는 아침마다 렘 수면과 깊은 수면, 수면 효율과 규칙성 등을 분석해 '수면 점수'를 제공한다. 잠을 설치거나 늦게 잠들어 필요한 수면량을 채우지 못한 날에는 '수면 부채'를 수치로 보여줬다.

의료기기처럼 질병을 진단하는 용도는 아니지만, 수면과 회복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데 참고할 만했다.

다만 운동 측정 기능은 걸음 측정을 제외하면 다소 부정확했다. 실제로 수행한 운동과 다른 운동을 감지하거나, 다른 스마트 기기를 통해 측정된 운동 수치나 칼로리 소모량과 차이 나는 결과값을 제공하기도 했다. 운동 기록은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편이 적절해 보였다.

90일 간의 건강수치 측정 결과를 분석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오우라링5(오우라 앱 갈무리)/뉴스1

기기값에 월 구독료까지…운동 기록은 아쉬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우라링5를 선뜻 선택하기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다.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다. 블랙·실버 색상은 63만 원, 스텔스블랙(무광)·브러시드실버(무광)·골드·딥로즈 등 프리미엄 마감 색상의 가격은 78만 원이다.

여기에 상세 건강 분석과 인사이트를 계속 이용하려면 월 9400원 또는 연 11만 원의 멤버십 비용도 지출해야 한다. 기본적인 수치는 구독 없이도 제공된다. 이미 기기값을 지불한 뒤에도 고정적으로 구독료를 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반면 밤에도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기 불편했던 사람이나 수면·회복 상태를 장기간 추적하려는 이용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90일 동안 사용해 본 결과 오우라링5의 가치는 다양한 기능보다 '매일 빠뜨리지 않고 건강 데이터를 쌓게 만드는 것'에 있었다. 가격과 구독료라는 진입장벽은 분명하지만, 이 목적이 명확한 이용자에게는 충분히 효용을 느낄 만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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