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퍼스트모바일 1년 4개월째 조사만…'늑장 행정' 논란

IT/과학

뉴스1,

2026년 October 11일, PM 04:04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8.5 © 뉴스1 유승관 기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명의도용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제재받은 전력이 있는 알뜰폰 사업자 '퍼스트모바일'에 대해 1년 4개월째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서 늑장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사가 장기화하는 사이 해당 사업자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규제당국의 늑장 대응이 이용자들을 잠재적인 피해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미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지난해 6월 퍼스트모바일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실조사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퍼스트모바일은 더피엔엘이 운영하는 알뜰폰 서비스로, 이른바 '전광훈 알뜰폰'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8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당시 제출한 주주명부에 따르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딸인 전한나 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지분구조에 변동은 없으며, 지난 7월 기준 가입자 수는 1만 8788명이다.

퍼스트모바일은 다른 알뜰폰 사업자보다 최대 2배 이상 비싼 요금제를 판매하고, 온라인 가입자 모집 중단 기간에도 가입자를 모집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방미통위는 해당 사업자의 영업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나섰다.

방미통위는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퍼스트모바일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5월에는 본사 현장 확인을 실시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정식 사실조사에 착수한 뒤 6월과 7월, 9월 본사와 영업센터를 대상으로 세 차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사실조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 결과나 구체적인 처분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훈기 의원실에 의하면 방미통위는 지난 9월 자료 요구에도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시정조치 등에 대한 심의·의결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문제는 퍼스트모바일이 이미 명의도용과 개인정보 처리 문제로 관계기관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퍼스트모바일은 온라인 가입자의 실명정보와 본인인증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명의도용 사례도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2024년 4월 시스템 개선 시정명령을 내리고 같은 해 4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온라인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도록 했다.

지난해 5월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와 제3자 제공 동의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받거나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보관한 사실이 적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운영사 더피엔엘에 과태료 1200만 원을 부과하고 처분 사실을 공표하도록 명령했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적절성도 논란이다. 퍼스트모바일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이후인 올해 8월 19일 KISA로부터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했다.

KISA는 인증 심사 당시 퍼스트모바일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과태료 처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심사 과정에서 관련 사항이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개선 내용에 대해서는 "기업 현장에서 정보보호체계를 확인할 뿐 관련 자료를 별도로 수집·보관하지 않는다"고 답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훈기 의원은 "조사가 장기화하는 동안 위법 전력이 있는 사업자가 '시니어 전문 안심폰'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조사 지연은 단순한 행정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위험을 알지 못한 채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사실상의 규제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미통위는 퍼스트모바일에 대한 사실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사 결과와 처분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각종 위반 조치를 하고도 ISMS 인증을 취득했는데 인증 발급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가 이뤄진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ISMS 인증이 소비자에게 잘못된 안전 신호를 주지 않도록 위법 이력의 반영 방식과 사후관리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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