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가 쏘아올린 공"… 미국발 통신 악재에 국내 통신주도 하락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2일, PM 03:53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통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미국발 위성 통신 악재와 더불어 국내 증시 전반의 약세 흐름이 겹치면서 대형 통신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_[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_[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 거래일 대비 5.23% 내린 7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텔레콤은 장 초반 7.61% 급락한 7만7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KT 역시 4.22% 하락한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만 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전일 대비 1.04% 오른 1만4550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번 통신주 약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서 활용 가능한 800메가헤르츠(㎒) 대역의 저대역 주파수 면허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달된 영향이다.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운영 중인 스페이스X가 저대역 주파수를 확보함에 따라, 미국 내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로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스페이스X는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D2D(Direct-to-Device) 기술을 통해 지상 기지국 중심의 기존 통신망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는 T모바일이 13.3% 하락했고 AT&T와 버라이즌도 각각 9.81%, 8.75% 내리는 등 미국 주요 통신사 주가가 급락했다. 국내 통신주 역시 이 같은 미 증시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증권가와 통신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의 주파수 인수가 국내 통신사의 실적이나 사업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시장의 구조 변화를 국내 통신사의 펀더멘털 악화로 연결 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우선 미국에서 확보한 주파수 이용권은 국내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없다. 또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주파수 이용권의 2차 거래 시장이 없어 스타링크가 지상망에 직접 진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단순히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통신사 수준의 통신 용량과 전국적인 서비스 품질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리적·기술적 환경의 차이도 존재한다. 미국은 국토가 넓고 통신 음영지역이 많아 위성통신의 시장성이 크지만, 한국은 좁은 국토에 LTE 및 5G망이 촘촘히 구축되어 있어 위성통신이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링크의 주파수 인수가 미국 시장의 경쟁 구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국내 통신사의 실적 훼손으로 연결하는 건 과도하다”며 “장기적인 변화는 지켜봐야겠으나 현재로서는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구조가 흔들릴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 역시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소비하는 국내 가입자들의 이용 행태를 감안할 때, 스타링크로 인한 가입자 이탈이나 요금 경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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