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패 가른 건 기술 아닌 '조직 준비도'…韓기업 58% 정체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AM 09:40

(어도비 제공)
(어도비 제공)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기업들이 AI 도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실제 확장 단계에서는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AI 모델을 쓰거나 얼마나 투자했는지보다 AI를 조직 안에서 운영할 수 있는 준비도가 성과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어도비는 인사이시브와 함께 국내 기업의 AI 투자 의사결정권자 4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 AI 준비도 현황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58%가 AI를 시범 도입하거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도 확장 단계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전틱 AI에서도 정체 비율이 40%에 달했다.

도입 속도도 더뎠다. 약 3분의 2 기업은 AI를 실험 단계에서 초기 도입 단계로 전환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렸으며, 약 3분의 1은 12개월 이상이 소요됐다고 답했다. 전체의 41%는 아직 첫 AI 활용 사례를 만들지 못했거나 첫 시도 실패 이후 도입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AI를 여러 업무에 확장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운영 모델까지 구축한 ‘리더 기업’은 7.7%인 35곳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은 다른 조직보다 시범 도입을 실제 운영환경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약 4배 높았다.

어도비는 리더 기업과 일반 기업 간 격차가 기술보다 조직 구조에서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리더 기업의 조직 구조 성숙도는 지역 평균보다 51%, 워크플로우 성숙도는 43% 높았지만 거버넌스 영역의 격차는 12%에 그쳤다.

AI 아이디어가 실제 과제로 채택되는 비율도 약 16%에 머물렀다. 34%는 현업 부서가 아키텍처와 데이터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IT 평가 단계에서 탈락했고, 18%는 보안 검토 단계에서 반려됐다. 금융·의료·생명과학 등 규제가 강한 산업에서는 보안 단계 반려율이 약 2배 높았다.

인력 부족도 주요 장애물이었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스킬 부족을 AI 확산의 3대 과제 중 하나로 꼽았고, 80%는 지난 1년간 역량 부족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심화됐다고 답했다.

리더 기업의 공통점으로는 명확한 책임자 지정과 성과 측정, 현업·IT의 초기 공동 참여 등이 꼽혔다. 국내 리더 기업의 91%는 예산 권한과 성과 책임을 가진 AI 전담 책임자를 두고 있었지만 전체 국내 기업 평균은 21%에 그쳤다.

또 국내 기업 가운데 AI ROI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했으나 리더 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약 3배 높았다. 리더 기업은 실패 사례도 반복 문제를 찾는 데이터로 활용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실패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는 “글로벌 리더 기업은 동일한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다른 기업보다 1.4~1.6배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며 “차이는 사용하는 모델보다 이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방식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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